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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로알기

[스크랩] 비주얼이 화려한 "황후화"

(2006/홍콩, 중국)
장르
드라마, 로맨스, 액션, 어드벤처
감독
영화 줄거리
꽃으로 물든 금빛 반란이 시작된다…중국 당나라 말기.중양절 축제를 앞두고, 황금 빛의 국화가 황궁을 가득 채운다. 황제(주윤발)는 갑자기 북쪽 국경을 수비하기 위해 떠났던 둘째 아들 원걸 왕자(주걸륜)를 데리고 돌아온다. 황제와 황후(공리), 세 명의 왕자까지 온 가족이 함께 중양절을 보내기 위함이지만 그 들 ...
영화 감상평
나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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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비쥬얼. 역시 "장이모우"임을 확인할 수 있다. 장이모우의 영상미는 강렬한 색채감에 그 바탕을 둔다. "붉은 수수밭"을 첨 봤을때, 대체 이 영화를 만든 장이모우라는 감독은 대체 어떤 사람인지 무척이나 궁금해 했었다. 이 사람이 홍콩이나 대만에서 활동하는 감독이 아닌 중국본토출신의 감독이라는 점이 더욱 관심을 갖게 한 "붉은 수수밭". ]

 

낯설고 조금은 어설픈 배우들의 연기력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던 "붉은 수수밭'의 강렬한 색채감은 탄탄한 시나리오와 함께 완성도 높은 영화가 될 수 있었다. "붉은 수수밭"은 시종일관 강렬한 색채로 스크린을 수 놓은 장이모우의 감각과 대륙적 기질에 넋이 나가게 했던 색채감은 장이모의 트레이드 마크가 아닌가 싶다.

 

"황화후"에선 "붉은 수수밭", "영웅"에서 보여준 붉은 계열의 색채감에서 금빛과 은빛으로 스크린을 장식한 장이모우의 색채감각은 여전함을 확인할 수 있다. 화려한 비쥬얼과 스케일은 장이모우가 표방하는 탈헐리우드 블럭버스터의 진수를 맛 볼 수 있을 것이다.

 

세월의 흐름인지 궁리가 예전같지 않다. 연륜에서 품어져 나오는 성숙미가 물씬 풍겨져 나오지만, 황실권력투쟁을 전개하는 여장부로서의 황후의 느낌은 그다지 느낄 수 없다. 전처 소생의 아들과 근친상간적 관계를 갖고 있는 황후, 황후와 첫째 아들과의 관계를 눈치 채고 있는 황제 주윤발의 황후죽이기 공작, 이를 눈치 챈 황후의 반란준비. 아버지인 황제에 대한 권력에 반항이 아닌 자연인인 아버지에 대한 도전을 획책하는 셋째 아들.

 

황실에서 있을법한 황실가족간의 지극히 개인적인 갈등관계가 권력투쟁의 갈등관계로 덫칠되어진 황후화. 이 영화를 보면서 황실의 권력투쟁에 관한 것이 아니라 황실가족간의 뒤틀려진 가족관계에서 빚어진 개판 오분 직전의 가족사에 대한 영화라는 느낌을 지울 길이 없었다.

 

 

이 영화의 압권은 반란군과 황제 친위군과의 전투신이다. 인구 10억이라는 중국의 엄청난 규모의 거대함을 이 영화속에서 볼 수 있다. 과거 고구려가 당의 100만대군과 전투에서 이겼다는 그 신화가 그저 그런 한찮은 승리가 아니라는 걸 이 영화를 통해서 알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에서 남과 북이 전쟁을 치를때 중국이 물 밀듯이 치고 들어왔을때 소위 중국대륙의 인해전술의 위력을 장이모우는 "황후화'에서 펼쳤다. 금빛 갑옷으로 무장한 공리의 반란군, 은빛 갑옷으로 무장한 주윤발의 친위군간의 전투는 인구많은 중국만이 해 낼 수 있는 장면이다.

 

전투가 끝난 다음에 전투동안에 보이지 않던 내시들이 쏟아져 나와 그 많은 시체들을 치우는 장면도 10억 인구를 가진 중국만이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장이모우의 색채감은 여전하지만, 그의 녹록치 않은 작가정신을 그다지 찾아 볼 수 없다. 스케일과 색채감만으로도 이 영화를 보는 것에 만족할 수 있지만 말이다.

 

헐리우드 블럭버스터에 대항하기 위해서 중국 블럭버스터의 위력을 펼쳐 보이고자 한 장이모우. 이같은 장이모우에겐 장대한 스케일과 중화사상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화려한 색채감만으로도 충분히 헐리우드가 위압감을 느꼈을 것이지만, 헐리우드는 뒤돌아 서면서 잊을 것이다.

 

 


스케일과 화려한 색채감으로 스토리가 날라가버렸다. 뒤틀린 가족사에서 벌어지는 황실가족간의 애증이 난무하는 갈등를 보다 증폭시키고 긴장감을 높일 수 있는 인물들간의 밋밋한 심리묘사가 극의 완성도를 떨어 뜨렸다. 장예모가 중국식 블럭버스터의 위대함을 만드는데 촛점을 두었으니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장예모가 "영웅", "연인"과 같은 무협극에 중국의 위대함과 장엄함을 표현하기 위해 스케일과 색채감이라는 무기를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다. "영웅"에서부터 장이모우의 예리한 작가정신이 무뎌져 갔다. 아마도 장이모우는 "영웅"부터 중국식 블럭버스터의 위대함을 만들기 위해 작지만 세밀하고 빈틈없는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영화와의 결별을 선언했는지도 모른다.

 

헐리우드 블럭버스터에서 대항하기 위한 중국 블럭버스터는 중화의 위대함을 표현하는 것에 지나지 않다. 탈헐리우드를 위한 아시아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팍스 아메리카를 대체할 포스트 아메리카가 바로 "지나"이다라는 걸 장이모우는 노골적으로 말하고 있다.

 

반란군과 황제의 친위군의 전투가 끝난 다음,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내시들이 쏟아져 나와 시체들을 치우고 노란빛을 내는 국화꽃밭을 만드는 장면은 바로 중국의 힘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화려한 영상과 색채감 그리고 입을 다물게 하지 않는 스케일로 중국의 힘을 보여줄 수 있을지 모르나 그 힘과 저력에 감춰진 절대국가의 모습을 봐야 하는 아시아의 다른 국가의 국민들은 환호하지 않을 것이다.

 

 

붉은 수수밭을 만든 장이모우. 화려한 색채감을 절묘하면서도 장중하게 연출하면서도 인간들의 심리적 묘사를 능란하게 풀어낸 장이모우는 "영웅", "연인", "황후화"와 같은 무협류의 영화가 아닌 ‘귀주이야기’ ‘책상 서랍 속의 동화’ ‘집으로 가는 길’와 같은 영화를 내 놓는게 장이모우 답다는 생각이 든다.

 

헐리우드에 대항함에 있어서 블럭버스터보다는 작은 영화에서 장예모의 작가적 정신을 맛볼 수 있고 그것이 장예모다운 것이다. 진일보하는 장이모우가 아닌 "퇴보하는 장이모우"를 '영웅'에서 시작해서 '황후화'에서 꽃을 피우는 것 같아 안타깝다.

 

 

 

by  싸리눈

 

 

* <무브온21블로거기자단>이란 : 무브온21에서 활동하는 논객들이 모여 구성한 기자단입니다. 무브온21의 주요 칼럼과 무브온21 논객들이 기획한 기사와 인터뷰를 내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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