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일주를 다녀온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쏟아지는 질문은 ‘갔다 오니 달라진 것이 무엇이냐’라는 것이다. 대단한 대답을 기대하며 질문을 던졌겠지만, 정작 돌아오는 대답은 ‘아무런 변함이 없다’는 것. 세상은 그대로지만, ‘나는 변했다’라고 말한다. 이들에게 직접 듣는 세계 일주 여행기.
여세호
Q 세계 일주를 떠난 계기나 목적은? 거창하게 얘기하면 꿈을 찾아서, 평범하게 얘기하면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냥 한번 해보고도 싶었다. Q 여행 전이거나 여행 중 가장 걱정이 된 것은? 의사 소통이 가장 큰 걱정이었다.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것은 불편하지 않았지만 현지인이나 다른 여행자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는 점은 지금도 많이 아쉽다. Q 각 나라의 비자는 어떻게 받았는가? 여행을 하려는 나라로 들어가기 전에 머물던 나라에서 비자를 받았다. 예를 들면 캄보디아 비자는 타이에서, 러시아 비자는 중국에서, 미국 비자는 이집트에서 받았다. Q 여행 도중 가장 힘들었던 점은? 숙소를 구하는 문제였다. 미리 전화를 걸어 예약을 하지 못할 때도 있었는데, 그러면 배낭을 멘 채 숙소를 찾아다녀야 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끔찍하다. Q 가장 좋았던 국가나 도시, 반대로 끔찍했던 국가나 도시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게 가장 좋았던 도시는 파리, 런던, 뉴욕이었고 반대로 생각도 하기 싫을 정도로 끔찍했던 곳은 오스트리아와 베트남 등이다. Q 여행에서 돌아온 후 달라진 것은? 너덜너덜해진 배낭만 남겨졌을 뿐 별로 없다. 욕심을 많이 버리게 된 것 정도가 변화라면 변화랄까. Q 정말 요긴했던 여행 물품은? 반대로 짐만 되고 쓸데없었던 물품은? 요긴했던 것은 침낭, 베개, 깔판. 쓸데없던 것은 무겁기만 한 영어회화 사전. Q 여행 도중 기억에 남거나 애착이 가는 물건이 있다면? 헝가리에서 개기일식을 보기 위해 샀던 싸구려 일식용 안경. 2030년쯤 우리나라에서도 개기일식을 볼 수 있다는데 그때 다시 써먹을 생각이다. Q 후배 여행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지나치게 경계하지 말라는 것. 경계하거나 긴장하면 결코 여행이 즐겁지 않다.
★여행루트:동남 아시아 → 중국 → 러시아 → 북유럽 → 동유럽 → 서아시아 → 아프리카 → 서유럽 → 북미 → 남미 → 한국
●Profile 1998년 11월~2000년 12월|24개월|약 7000만원(2인)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출신. 동갑내기 부인과 결혼 후 느닷없이 배낭을 지고 세계 일주에 나섰다. 필리핀을 시작으로 해서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등 총 40여 개국을 여행했고 <바람난 부부의 세계여행>을 펴냈다. 현재 출판 기획자로 일하고 있다. ●추천 도서&사이트 <론니 플래닛> 세계적으로 이름난 믿을 만한 가이드북. |
조정연
Q 경비는 어떻게 마련했나? 첫 여행 경비는 과외 아르바이트로 모은 약 1,200만원. 이후에는 학원 강사 아르바이트 그리고 가이드북 발행 출판사나 여행사의 협찬을 받아 경비에 보탰다. Q 세계 일주를 떠난 계기나 목적은? 대학 1학년 새내기 시절 우연히 영문 에세이 공모에 참가했고, 운 좋게 노력상을 수상해 부상으로 영국 교육학 심포지엄에 참가할 수 있는 티켓을 받았다. 하지만 중간 경유지인 홍콩에 내리면서 비자만 있다면 경유지에서 2주간 체류해도 된다는 '스톱 오버' 제도를 알게 된 후 여행이 시작됐다. 여행이 운명이었는지, 심포지엄이 다음해 6월로 연기됐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왔다. 그러나 이미 여행의 마력에 빠진 후였던 터라 거기서 멈추고 다시 서울로 돌아올 수가 없었다. '그래! 어차피 떠난 건데, 내년 6월까지 여행이나 실컷 하는 거야!' 그렇게 홍콩을 거쳐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를 돌고 심포지엄이 열리는 영국에 6월에 도착했다. 어차피(?) 온 유럽, 이곳도 그냥 지나칠 수 없기에 다시 영국을 출발해 프랑스를 보고 스위스 등의 유럽을 거쳐 서아시아 지역까지 모두 돌아본 후에야 집으로 돌아갈 마음이 생겼다. Q 여행 도중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성적(性的) 스트레스. 혼자 여행하는 여자는 무조건 '쉽다'는 인식 때문에 무척 피곤했다. Q 입국하기 힘들었던 나라와 국경 통과 법은? 이슬람 국가들은 대개 혼자 여행하는 여성에게 비자를 내주지 않는다. 이럴 때는 현지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체에 부탁해 초청장을 발급받거나 단체 여행객에게 지급되는 비자를 받아 섞여 들어가면 된다. Q 여행에서 돌아온 후 달라진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잣대는 시간과 공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실감한다. 좀더 너그럽고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다. 물론 인생 자체가 달라진 것도 있다. 현재 10년 넘게 쌓은 배낭여행 노하우를 살려 배낭여행 전문 여행사를 꾸려가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여행루트:홍콩 → 필리핀 → 인도네시아 → 인도 → 몰디브 → 스리랑카 → 인도 → 영국 → 중북부 유럽 전체 → 그리스 → 이스라엘 → 한국
●Profile 1990년 7월~1991년 12월|18개월|약 1200만원(1인)|www.chojeongyeon.com 여행·문화 칼럼니스트. 세계 120여 개국을 배낭여행한 베테랑 여행 전문가로, 여행사 대표라는 직함 외에 여러 잡지에 칼럼을 기고하고 방송에 출연하는 등 바쁘게 살고 있다. 저서로 <히말라야에 두고 온 내 남편 열두 명>이 있다.
●추천 도서&사이트 <론니 플래닛> 모든 세계 배낭여행자들의 바이블. |
김명희
Q 세계 일주를 떠난 계기나 목적은? 휴대전화에 비유할 수 있다. 배터리를 완전히 방전하지 않고 충전하면 방전되지 않고 남은 용량만큼만 충전되고, 이를 반복하면 점점 충전 용량이 줄어든다. 따라서 배터리는 방전을 잘 해야 충전을 많이 할 수 있다. 어느 날, 내 머리도 꽉 차 있어 뭔가 들어가지 않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충전하기 전에 해야 할 일은 방전! 뭔가를 빨리 채워 넣으려 하기보다 먼저 공간을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세계 일주를 떠나게 되었다. Q 여행 도중 가장 힘들었던 점은? 의사 소통이 안 된다는 점. 특히 남미에서는 영어를 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 스페인어 학원까지 다녔다. Q 가장 좋았던 도시는? 노르웨이의 로포텐 섬은 바닷가 절벽의 웅장한 모습이 인상 깊었고, 핀란드의 로바니에미는 단풍과 어우러진 강의 모습이 무척 아름다웠다. 태평양 타히티 섬 옆의 보라보라 섬의 바다는 에메랄드빛의 환상적인 곳이었다. 그리고 남미의 이과수 폭포는 그 어마어마한 규모에 입이 쩍! 세상 구경 다 한 느낌이 들 만큼 멋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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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모로코의 사막에서 프러포즈 받은 일. 스물두 살 먹은 베르베르족 청년은 나를 스물다섯 살로 알고 작업(?)을 걸어왔다. Q 후배 여행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민박집을 이용해 볼 것. 한국 여행자들은 끼리끼리 몰려다니며 사진만 찍어 정작 외국 사람들에게는 말 한마디도 못 붙이는 경우가 많다. 말이 잘 통하지 않아도 두려워하지 말고 그 나라의 문화 속으로 들어가 보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여행루트:뉴질랜드 → 호주 → 태평양 → 남미 → 멕시코 → 북미 → 스칸디나비아 → 스페인 → 북아프리카 → 동아프리카 → 남아프리카 → 한국 |
●Profile 2002년 12월 17일~2003년 12월 13일|354일|약 2500만원(1인) 컴퓨터 잡지 기자 출신으로 마케팅 대행사 대표로 일하다 갑자기 세계 일주를 결심했다. 그리고 1년간의 외유를 마치고 지난 13일 막 귀국했다.
●추천 도서&사이트 간 큰 부부의 홈페이지(www.worldadventure.pe.kr) 여행의 기초 자료가 가장 충실한 사이트. |
홍성일·김보영 부부
Q 여행 경비 확 줄이는 노하우는? 특별한 것은 없다. 보고 싶은 박물관이나 독특한 투어가 있다면 비용이 비싸더라도 꼭 봤다. 만약 경비를 아끼려고 이런 것들을 포기한다면 여행의 의미가 없지 않을까. 대신 숙박비나 식대를 아꼈다. 야간 버스를 이용해 잠을 자고, 그 나라의 시장에서 쇼핑하면 저렴하고 현지의 문화도 느낄 수 있다. Q 가장 좋았던 국가나 도시, 반대로 끔찍했던 국가나 도시는? 이런 질문은 여행자마다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아르헨티나에 갔을 때였다. 처음에 만난 두 사람이 우리를 너무 무시했다. 대개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이 어떠냐에 따라 그 나라의 이미지가 달라지게 마련 아닌가. 그래서 처음에는 아르헨티나 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여행 중반 이후에 만난 사람들은 정말 친절했다. 버스를 타는데 동전이 부족하자 챙겨주셨던 분이 있는데, 돈을 갚으려 하자 이곳에서 좋은 추억 많이 만들라며 웃으셨다. 만약 아르헨티나의 첫인상이 나빠 다른 나라로 갔다면 그 나라의 이미지는 나쁜 그대로 남았을 것이다. 좋은 나라, 나쁜 나라로 구별되는 것은 없다. 다 비슷하니까. Q 여행에서 돌아온 후 달라진 것은? 몸은 30대, 마음은 10대가 됐다. 자신감 있고 늘 행복하다. 간혹 친구들에게 '행복하냐'고 물으면 어느 누구도 쉽게 답하지 못한다. 하지만 난 바로 대답할 수 있다. 정말 행복하다고. 왜냐, 내 인생의 커다란 꿈 하나를 이뤘으니까. Q 여행지에서 한 번쯤 해볼 만한 레포츠는? 아프리카 빅토리아 폭포에서 즐기는 번지점프나 래프팅, 라오스의 방비엔에서 카누를 타고 즐기는 폰 투어 그리고 스노클링이나 다이빙도 빼놓을 수 없는 레포츠다. Q 후배 여행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정말 여행이 떠나고 싶다면 꼭 가야 한다. 남이 추천한 여행지나 관광 코스를 그대로 따라하지 마라. 자기가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유명한 곳이 아니더라도 그곳을 중심으로 코스를 짜 여행을 해라. 보고, 즐기고, 기뻐하고, 배우는 적극적인 여행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행루트: 호주 → 북미 → 남미 → 서아시아 → 유럽 → 아프리카 → 아시아 → 한국
●Profile 2001년 9월~2002년 8월|12개월|약4000만원(2인) 1년 전 부인과 함께 세계 일주를 마친 그는 현재 두 개의 라디오 방송에 고정 게스트로 출연하고 있다. 얼마 전 여행기를 정리한 <간 큰 부부 지구를 누비다>를 출간했다.
●추천 도서&사이트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한비야 著, 한길사). 여행자의 심정을 잘 묘사해 읽기 쉬운 책. |
차승민
Q 세계 일주를 떠난 계기나 목적은? 대학 졸업 후의 뻔한 미래에 회의가 들었다. 그래서 국악을 전공하는 친구들을 설득해 우리의 전통 음악과 문화의 세계 진출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배낭과 악기를 짊어지고 여행을 떠났다. 무엇보다 학생 시절이 끝나기 전에 세계를 돌아보고 시각을 넓히고 싶은 욕구도 있었다. Q 여행 경비 확 줄이는 노하우는? 저렴한 숙소에서 여러 날 머물렀고, 물건을 살 때는 흥정을 해서 가격을 낮췄다. 음식값이 비싼 유럽에서는 대형 할인 마트를 이용해 식비 절감을 했다. 또한 공연을 하는 날에는 한국인이나 우리 음악에 관심을 가진 외국인이 숙식을 제공해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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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여행 도중 기억에 남거나 애착이 가는 물건이 있다면? 돈을 주고 사온 것은 지인들에게 선물로 나누어 주었다. 하지만 내가 간직하고 있는 것은 바로 모로코 사막에서 가져온 모래 한 줌이다. 볼 때마나 사막의 풍경이 떠오르고 마치 그 장소에 다시 간 듯한 느낌이 든다. 아프리카의 잔지바르 해변의 모래도 더없이 소중하다. Q 정말 요긴했던 여행 물품은? 코일로 된 물 끓이는 작은 전기 포트가 정말 유용했다. 인도에서 얻었는데 전기만 있으면 언제든 물을 끓여 차를 마시거나 라면도 먹을 수 있었다. 경비 절약에 큰 도움이 됐다.
여행루트: 타이 → 캄보디아 → 인도·네팔 → 파키스탄 → 이란 → 터키 → 그리스 → 이탈리아 → 독일 → 동유럽 → 서유럽 → 한국 |
●Profile 2002년 1월~2002년 7월|약 6개월|600만원 서울대 국악과에 재학 중이며 인터넷 만화가로 활동. 6개월 동안 17개국을 돌아다니며 주로 길거리 공연을 통해 국악을 알리고 사람들과 소통했다. <악으로 깡으로>(여름솔)를 펴냈다.
●추천 도서&사이트 가다 지구돌기(myhome.shinbiro.com/~Backpak) 적은 비용으로 세계 일주 여행을 계획하는 데 용기를 준 곳이다. 구체적인 경비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 |
최오균·박정희 부부
Q 건강 체크는 어떻게 했나? 아내가 여러 가지 병을 앓고 있어서 떠나기 전 전문의와 상의해 모든 약을 미리 처방받아 뒀다. 그리고 영어로 작성된 병의 상태와 처방전을 받아 비상시 사용하기 위해 지참하고 있다. Q 여행 경비 확 줄이는 노하우는? 기차와 버스를 비교해 싸고 빠른 것으로 탄다. 장거리 이동시 기차나 버스는 야간에 이용해 숙박비를 절감하고, 그 외에는 반드시 부엌이 딸린 호스텔을 이용한다. 직접 해먹거나 도시락을 준비하면 식사비를 절약할 수 있다. Q 여행 도중 가장 힘들었던 점은? 페루의 티티카카에서 버스를 타고 라파스에 도착했는데 너무 피곤해 택시를 이용했다. 그런데 그 택시 운전사가 갑자기 강도로 돌변해 수중에 있던 현금을 몽땅 빼앗아갔다. 몸도 안 좋은 아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여행까지 포기할 뻔했다. Q 정말 요긴한 여행 물품은? 가벼운 샌들. 버스나 기차, 호스텔에서 무척 요긴하다. 미리 가져갈 수도 있겠지만, 도착한 도시에서 싼 걸로 사는 것도 좋다. 투명하고 큰 비닐 봉지. 젖은 빨래를 구분해 넣을 수 있다. 투명한 비닐 팩이라면 쉽게 물품을 구분할 수 있어 더욱 편리하다.
●Profile 2003년 9월~2004년 1월|약 108일|1600만원(2인) 아내 박정희 씨와 남편 최오균 씨는 여행을 통해 아픔을 잊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부부다. 저서로는 <사랑할 때 떠나라> (성하)가 있다. |
공새미 가족
Q 가보고 싶은 나라는? 동양과 서양의 문명이 만난 터키와 우리나라에 비교적 덜 알려진 남미의 여러 나라들이 관심을 끈다. 특히 남미는 그곳의 전통 음악 리듬과 우리의 사물놀이가 잘 어울릴 것 같아서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Q 가장 걱정되는 점은? 18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둬야 한다는 점과 여행을 다녀온 후의 불확실성이다. 하지만 인생은 선택의 연속 아닌가. 내게 가장 소중한 것이 어떤 것인가를 생각했다. 그것은 나와 가족의 꿈을 이루는 것이고, 우리 가족의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세상에 전하는 것이다. Q 세계 일주를 다녀온 후의 계획은? 전혀 생각을 안 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뚜렷한 것은 없다.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는 정하지 않았지만,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것은 정해져 있으니까 그다지 걱정은 없다. Q 여행에서 돌아온 후 달라지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모든 것이 갑자기 바뀌리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좀더 마음을 여유롭게 가지고 살 수 있을 것 같고, 앞으로의 삶에 대한 자신감과 용기가 더욱 커지지 않을까. 또한 1년간의 여행 기간 동안 우리 가족은 그동안 지내왔던 시간보다 훨씬 많은 대화를 할 것이고, 그 대화를 밑바탕으로 하여 가족간의 신뢰가 더욱 깊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아무리 어려운 현실이라도 가족의 신뢰와 사랑이 있다면 충분히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세계 일주로 얻고자 하는 것은?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동안 각자의 생활로 바빴던 가족이 1년 동안 매일매일 함께 지낼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우리의 전통 음악인 사물놀이를 세계에 알리면서 가족의 사랑도 함께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Profile 2004년 3월~2005년 2월|11개월|1억500만원(5인)|www.gongsaemi.com 2001년 '사랑과 희망을 전하는 가족 사물놀이'라는 기치를 걸고 출범한 가족 사물놀이단. 지하철 예술무대, 장애자 복지시설, 놀이마당 등에서 활발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
박종하·이선영 부부
Q 세계 일주를 떠나려는 목적은? 만성 피로 증후군에 시달리며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남편이 안타까웠다. 점점 굳어져 가는 상상력과 편협해지는 가치관, 무기력증, 그 모든 것에 대한 무감각…. 그런 것들에서 남편을 구출해 주고 싶었다. 세계 일주를 하면서 큰 세상을 보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것을 느끼면 잊고 있던 자신의 가치와 매력과 소중함을 다시 깨닫게 되지 않을까. 한창 돈 벌 나이라고들 하지만 크게 생각해 긴 인생 중 1~2년 투자해 좀더 큰 눈과 넓은 마음을 얻고 돌아온다면 삶이 훨씬 풍요로워질 것 같다. Q 계획 중인 세계 일주 프로그램은? 출발국은 동남아시아의 타이. 동남아시아에서 유럽까지는 되도록 육로로 이동할 계획이다. 원월드티켓이 1년 기한이라서 국내에서 끊으면 중간에 다시 한 번 끊어야 하기 때문에 유럽에 간 후부터 원월드티켓을 사용할 예정이다. Q 여행에서 돌아온 후 달라지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특별히 무엇을 얻고 돌아와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여행 중에는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여행에 충실할 것이고, 그렇게 20개월을 길거리에서, 산에서, 들에서, 사람들 속에서 지내다 보면 지금보단 훨씬 큰 사람이 되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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