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드라마 이어 토크쇼까지 '페이크' 바람
2007-02-27 11:35:56
[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개그맨 지상렬의 '자작 열애설' 때문에 인터넷이 뜨겁다. 26일 SBS 심야 토크프로그램 '야심만만 만명에게 물었습니다'에 출연한 지상렬은 모 여가수와의 열애 사실을 장황하게 이야기해 주위 사람들의 축하를 받았으나 프로그램 말미에 모두 연기였음을 고백했다. 개그맨의 단순한 장난으로 여길 수 있는 부분이 이토록 논란이 된 까닭은 최근 부쩍 급증한 '페이크(Fake)' 바람의 일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지상렬의 열애설은 1주일전인 지난 19일 방송 말미 예고편에서 먼저 흘러나왔다. 다음주 방송을 예고하는 순서에서 '여가수와 사랑에 빠졌다'는 지상렬의 멘트가 노출된 것. 호기심을 품었을 시청자들에게 20일 오전 한 매체는 발빠르게 '지상렬, 여가수와 열애' 기사를 내보냈고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야심만만' PD와 간단한 통화만 했어도 열애설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은 금새 알 수 있었을 상황이었지만 예고편도 기사도 '페이크'였다.
지난해 말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MBC 주말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마봉춘이 출연한다'는 보도자료를 내 보냈다. 한 매체가 발 빠르게 '유재석의 연인 나경은 아나운서가 '무한도전'에 출연한다'는 요지의 기사를 냈다. 하지만 방송에 출연한 인물은 실제 이름이 마봉춘인 일반 시민이었다. 유재석과 나경은을 보기 위해 브라운관에 앉았던 시청자들은 허탈해했다.
지난달 말부터 방영중인 케이블채널 tvN의 '현장르포 스캔들'은 직업 연기자들의 재연 장면을 실제 화면인 것처럼 연출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재연 연기자의 얼굴에 모자이크 처리를 해 실제 장면으로 혼동하게 하는 기법을 썼다. 일부 신문과 방송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했던 '지하철 결혼식'과 '여학생 성추행' 동영상도 모두 네티즌의 조작이었다.
케이블채널 채널CGV는 15일 '페이크 드라마'라는 형식을 내걸고 'P씨네'라는 드라마를 시작했다. 연기자들이 출연하지만 마치 '인간극장'같은 다큐멘터리 효과를 낸다. 얼마전에는 지상파 예능 프로듀서가 이른바 '짝짓기' 프로그램도 상당부분 조작된 부분이 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한동안 방송은 출연자를 속이는 포맷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MBC '일요일일요일밤에'의 '몰래카메라'나 SBS '헤이헤이헤이'의 '리얼시트콤' '랭크특급' 등은 곤란한 상황에 처한 연예인이나 일반인을 시청자들이 몰래 훔쳐보는 시점을 제공함으로서 높은 시청률을 올렸다.
하지만 지금 범람하는 '페이크'는 시청자들이 몰래 본 영상이 사실은 거짓이었음을 드러내면서 오히려 거부감을 증가시키는 역효과를 낳는다.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단기간의 시청률 상승은 꾀할 수 있겠지만 프로그램 자체의 신뢰도는 땅에 떨어진다.
기발한 상상력을 실제처럼 탄탄한 구성으로 그려낼 때 '페이크'의 매력은 빛을 발한다. 세계적으로 흥행한 영화 '블레어윗치'나 피터 잭슨의 모큐멘터리가 좋은 예다. 하지만 자극적인 화면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잡거나 얕은 꾀로 시청률을 올리려는 지금의 '페이크' 범람은 소탐대실로 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페이크' 방송으로 논란이 인 SBS '야심만만'(위)과 tvN '현장르포 스캔들'. 사진 = SBS, tvN]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지상렬의 열애설은 1주일전인 지난 19일 방송 말미 예고편에서 먼저 흘러나왔다. 다음주 방송을 예고하는 순서에서 '여가수와 사랑에 빠졌다'는 지상렬의 멘트가 노출된 것. 호기심을 품었을 시청자들에게 20일 오전 한 매체는 발빠르게 '지상렬, 여가수와 열애' 기사를 내보냈고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야심만만' PD와 간단한 통화만 했어도 열애설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은 금새 알 수 있었을 상황이었지만 예고편도 기사도 '페이크'였다.
지난해 말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MBC 주말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마봉춘이 출연한다'는 보도자료를 내 보냈다. 한 매체가 발 빠르게 '유재석의 연인 나경은 아나운서가 '무한도전'에 출연한다'는 요지의 기사를 냈다. 하지만 방송에 출연한 인물은 실제 이름이 마봉춘인 일반 시민이었다. 유재석과 나경은을 보기 위해 브라운관에 앉았던 시청자들은 허탈해했다.
지난달 말부터 방영중인 케이블채널 tvN의 '현장르포 스캔들'은 직업 연기자들의 재연 장면을 실제 화면인 것처럼 연출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재연 연기자의 얼굴에 모자이크 처리를 해 실제 장면으로 혼동하게 하는 기법을 썼다. 일부 신문과 방송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했던 '지하철 결혼식'과 '여학생 성추행' 동영상도 모두 네티즌의 조작이었다.
케이블채널 채널CGV는 15일 '페이크 드라마'라는 형식을 내걸고 'P씨네'라는 드라마를 시작했다. 연기자들이 출연하지만 마치 '인간극장'같은 다큐멘터리 효과를 낸다. 얼마전에는 지상파 예능 프로듀서가 이른바 '짝짓기' 프로그램도 상당부분 조작된 부분이 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한동안 방송은 출연자를 속이는 포맷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MBC '일요일일요일밤에'의 '몰래카메라'나 SBS '헤이헤이헤이'의 '리얼시트콤' '랭크특급' 등은 곤란한 상황에 처한 연예인이나 일반인을 시청자들이 몰래 훔쳐보는 시점을 제공함으로서 높은 시청률을 올렸다.
하지만 지금 범람하는 '페이크'는 시청자들이 몰래 본 영상이 사실은 거짓이었음을 드러내면서 오히려 거부감을 증가시키는 역효과를 낳는다.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단기간의 시청률 상승은 꾀할 수 있겠지만 프로그램 자체의 신뢰도는 땅에 떨어진다.
기발한 상상력을 실제처럼 탄탄한 구성으로 그려낼 때 '페이크'의 매력은 빛을 발한다. 세계적으로 흥행한 영화 '블레어윗치'나 피터 잭슨의 모큐멘터리가 좋은 예다. 하지만 자극적인 화면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잡거나 얕은 꾀로 시청률을 올리려는 지금의 '페이크' 범람은 소탐대실로 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페이크' 방송으로 논란이 인 SBS '야심만만'(위)과 tvN '현장르포 스캔들'. 사진 = SBS, tvN]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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