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스멀티유즈(OSMU)의 시대.. 방송 프로그램도 예외는 아니다.
방송시장에서도 이제 원소스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 개념은 낯설지 않다. 이미 오래전부터 TV를 통해 방송된 영상콘텐츠는 VHS, CD, DVD의 형태로 해당 방송국의 자회사(KBS미디어, MBC미디어 등)를 통해 일반시청자를 대상으로 판매가 되었다. 또한 지상파에서 제작 방영된 콘텐츠는 지방사와 케이블TV, 위성방송 채널 등을 통해 재판매가 되어 방송되고 있는 이 같은 과정역시 원소스멀티유즈의 한 형태라 하겠다.
이 같은 원소스멀티유즈 개념은 최근에 더욱 확대되어 방송 프로그램 제작 기획단계로부터 구성되기도 하고 프로그램 제작과정에서 발생하는 기회를 확대하는 경우도 보인다. 또한 장기 시리즈 프로그램의 경우 일정한 내용구분을 통해 한데 묶어서 별도의 매체를 이용한 정보의 확대재생산에 이용하기도 한다.
방송프로그램을 책으로 발행
원소스멀티유즈의 가장 일반화된 형태는 방송내용을 요약해서 한 권의 책으로 발행하는 형태라 할 수 있다. 이는 오래전부터 전개되어온 대표적인 형식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지난 1998년 방송이 시작되어 오랫동안 시청자들의 역사인식을 새롭게 했던 "KBS 역사스페셜"을 효형출판에서 <역사스페셜>이란 제목으로 발행한 것이다. <역사스페셜>시리즈는 모두 2000년부터 2004년까지 모두 7권의 시리즈로 발행됐으며 이후 2006년부터 <HD역사스페셜>이란 제목으로 2007년 2월 까지 모두 5권의 시리즈로 완성되어 독자들에게 소개되었다. 또한 어린이를 위한 <KBS 만화로보는 역사스페셜> 시리즈 3권을 아침이슬 출판사에서 발행했다.
KBS 역사스페셜의 방송내용을 책으로 묶어 소개한 <역사스페셜> 시리즈.
이처럼 이미 방송된 내용을 후에 도서의 형태로 발행하는 작업은 콘텐츠 내용에 따라서 그 가능성을 미리 인정받고 기획되는 경우가 되지만 최근에는 프로그램의 제작 기획 단계로부터 도서발행을 목표로 하고 방송과 동시에 독자들에게 소개되는 경우가 일반화 되고 있다. 이 같은 기획은 주로 지상파 방송국의 대형 프로젝트 다큐멘터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지난 2007년 5월 방송된 KBS의 아시아 대기획 <유교-아시아의 힘>의 경우 방송일정에 맞춰 책이 발행되어 독자들은 미리 책을 읽고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TV 프로그램 내용을 더욱 자세하게 소개한 방송관련 도서들
이제 대형 다큐멘터리의 제작에는 그 내용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해서 발행하는 것이 일반화 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제작자의 콘텐츠에 대한 애착과 더불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방송 내용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와같은 사례가 일반화됨으로써 방송내용을 취재하는 연출자는 더욱 정확한 정보를 찾게되고 프로그램 구성역시 더욱 확고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크로스미디어의 탄생
최근 미디어관련 뉴스를 접하게 되면서 "크로스미디어"라는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크로스미디어란 말 그대로 미디어(매체)간 상호교차활용이라는 측면을 이야기한다. 즉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매체에서 동시에 활용한다는 것으로 2006년말부터 2007년초에 걸쳐 소개되기 시작한 개념이다.
크로스미디어는 조선일보가 제작한 하나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지역민방과 케이블TV, 위성DMB, 지역SO, IP-TV 방송국과 함께 동시에 방송하고 관련 내용에 대한 텍스트 기사는 조선일보 신문지상에 그리고 조선닷컴(www.chosun.com)을 통해 인터넷 네티즌들에게 동시에 소개한다는 개념이다. 이 역시 원소스멀티유즈의 개념의 하나로 앞서 소개했던 지상파 방송의 프로그램을 케이블TV, 위성방송 등에서의 재방송 개념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형태라고 할 수 있다.
◆크로스미디어(Cross-media) 기획이란?
올드미디어(신문, 지상파TV)와 뉴미디어(케이블TV, 위성DMB, 인터넷)가 만난 크로스 미디어 기획은 세계언론 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최초 시도란 게 전문가 평가다.
프로그램의 생산지는 조선일보 편집국. 이곳에서 기획·제작 및 취재를 담당했고, 신문보도를 전담했다. 지역 민영TV인 TJB, KNN, TBC, KBC는 프로그램 공동 기획을 했으며, 아나운서 진행 등 제작과 편성에 참여했다.
지역민방들을 통해 ‘Our Asia’는 조선일보 독자 외에 2200만 전국 시청자를 만날 수 있게 했다. 1000만 가입자를 확보한 케이블방송 리얼TV와 디지틀조선의 신생 케이블방송사 비즈니스&은 케이블 부문에 동참했다. 휴대폰사업자인 TU미디어는 전국의 200만 위성DMB 가입자에게 ‘Our Asia’ 프로그램을 송출한다. 조선닷컴(www.chosun.com)은 관련기사 서비스는 물론 방송 하이라이트와 VOD서비스를 준비했다. 신문 기사와 방송 다큐멘터리가 알맞게 버무려진 크로스 미디어 기획 ‘Our Asia’는 하나의 콘텐츠가 다양한 창을 통해 전파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조선일보가 CP(콘텐츠 제공자) 시장의 새로운 개척자로서 첫 발을 내딛는 셈이다.
크로스미디어의 시도는 지난 2007년 2월 조선일보가 "Our Asia"라는 타이틀로 아시아 여성의 인권등을 다룬 4편의 프로그램을 KNN 부산방송등 지역민방과 케이블TV 비지니스&, 위성 DMB등과 동시에 진행되었다. 그리고 2007년 8월 또 다시 "Our Asia 2"라는 타이틀로 전쟁과 기아 그리고 질병에 노출된 아시아 어린이의 인권에 관한 내용을 중심으로 5편을 방송했다.
8월에 개시된 크로스미디어의 2차 론칭에는 지난 2월 1차 때 참여했던 지역민방 4개사와 위성DMB, 케이블TV 2개사 이외에 GTB강원방송 등 지역민방 3개사와 KBS 프라임, 부동산 TV등 위성채널 그리고 IP-TV인 메가TV가 추가로 참여함으로써 그 영역을 한층 넓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러한 일련의 조선일보사의 "크로스미디어" 기획과 관련해서 업계와 학계에서는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경쟁력있는 영상 콘텐츠의 기획과 제작 그리고 유통이라는 측면에서는 새로운 원소스멀티유즈의 형태를 확장했다는 개념에서 환영하고 있지만 반대로 대규모 자본과 미디어 지배력을 이미 확보하고 있는 조선일보의 여론시장 독점에 대해서 많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기도 하다.
저장성 콘텐츠의 개발과 확장
얼마전 보도된 뉴스 중 <MBC 무한도전>에 관한 기사가가 눈에 들어왔다. 기사의 제목은 "무리한 도전 무리한 방송"이었다. 기사내용의 요점은 국내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등에서 MBC의 오락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라고 하는 단일 프로그램이 1주일에 무려 115시간이나 재방송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하나의 방송 프로그램이 MBC와 함께 케이블TV 드라맥스, 코미디TV, MBC드라마넷, MBC ESPN, MBC게임, YTN Star, MBC무비스 등에서 모두 일주일간 115시간이나 방송된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현상은 "무한도전"이라고 하는 저장성 프로그램이 가지는 재미와 흥미 여기에 특정 방송국이 지배하고 있는 자회사를 통한 지속적인 재방송이 그 원인이라 하겠다. 이유야 어찌됐던 최근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MBC의 "무한도전"이 보여주고 있는 원소스멀티유즈 환경에 주목해보고자 한다.
"무한도전"은 앞서 알아봤던 방송 로그램의 도서발행과 하나의 콘텐츠를 여러 매체에서 활용하는 크로스미디어와는 또 다른 형태의 원소스멀티유즈의 형식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바로 6명의 도전 주인공들과 제작 스텝 그리고 프로그램 아이템등에서 파생되는 또 다른 "이야기"들에 있다.
오락 프로그램으로써 가장 중요한것은 역시 시청률이다. "무한도전"은 매주 2자릿수에 달하는 시청률로 인해 케이블TV로의 지속적인 프로그램 판매는 당연한 이치가 되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는 주인공들과 관련한 부가 아이템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방송 프로그램에서 소개되었던 내용이 실제 시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MBC의 강변가요제를 패러디해서 방송했던 <강변북로가요제>는 실제 싱글앨범으로 발매되어 시장에 나와 음악챠트에서 순위에 오르며 또 다른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또한 프로그램의 자유로운 진행으로 인해 구성상 잠깐잠깐 카메라에 노출되어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 주인공의 매니져와 작가들 역시 관련 소식이 심심치 않게 뉴스의 촛점이 되고 있다. 나아가 담당 PD의 일거수일투족역시 시청자와 기자들에게 관심의 대상으로 집중되면서 새로운 연예인의 탄생을 기대하게 하고 있다.
이처럼 "무한도전"이 확장하고 있는 새로운 가치는 고정된 형식의 뉴스와 같이 지정된 공간과 시간에 얽메여 제한적인 내용으로 프로그램을 구속하지 않고 자유로운 대화와 공간 시간속에서 제작되고 있음에 주시할 필요가 있다. 즉 뉴스와 같이 제한적이며 시간에 얽메인 프로그램이 아닌 언제 어디에서봐도 시간의 흐름이 어색하지 않은 저장성을 가진 내용으로 프로그램이 제작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다큐멘터리의 내용과 그 괘를 같이한다고 생각된다.
기획단계로부터 원소스멀티유스를 고려
최근의 방송 프로그램 제작비를 보면 HD다큐멘터리의 경우 적게는 5천만원에서 8천만원 많게는 1억원의 비용이 투자된다.(방송위원회 제작지원사업의 경우를 기준으로) 물론 해당 비용이 모두 프로그램 제작에만 사용되는것이 아닌 인건비와 기타비용이 포함되었다 하더라도 60분 편성을 위한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데 결코 적은 액수는 아니다.
따라서 막대한 비용이 투자되는 저장성 프로그램을 기획제작하는데 있어서 그것을 단순한 방송을 위한 목적으로만 생각지 말고 앞서 알아보았던 다양한 형태의 활용도를 고민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하겠다. 한번 전파를 타면 그것으로 수명이 다하는 일회성 콘텐츠가 아닌 또 다른 가치를 스스로 파생하는 살아있는 무한가치의 콘텐츠로 개발하기위한 제작자들의 고민이 요구된다.
2007년 9월 11일
네이버 카페 다큐월드 주인장 : 코쿤
http://cafe.naver.com/docu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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