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최대주주인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은 ‘장사꾼’이 아니라 ‘장사치’에 불과했다. 장사‘꾼’이라 함은 장사에 대한 전문성과 장인으로서의 성격을 가진 ‘꾼’의 개념이 더해져, 기업인들 스스로 ‘나는 장사꾼이요’ 하며,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보강해 온 개념이라면, ‘장사치’는 앞뒤 가리지 않고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여 세상과 고객을 속이는, 자부심도 없고, 기업인들이 자칭하지도 않는, 장사꾼의 비하 개념이다.
OBS희망조합의 ‘공익적 민영방송’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하며 나선 백성학 회장. ‘미제스파이’ 등 그를 둘러싼 숱한 의혹보다, 공익적 민영방송에의 약속 하나로, 희망조합 구성원과 수많은 시민사회의 지지를 획득하며, 우여곡절의 가파른 파도를 뚫고 넘어 출범했던 OBS. 그 OBS를 정치권력 품에 싸다 바쳤다. 그 주범이 백 회장이다.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여 세상과 시민들을 속인 백 회장의 대표적인 사기사건은 바로, ‘차용규’ 사장 카드. 장사치 백 회장은 차용규의 사장 임명을 통해 무엇을 노렸을까?
딱 두 가지다. 하나는 ‘서울지역 역외재전송’을 해결하는 것. 다른 하나는 코바코를 통해서 광고매출액을 증액하는 것.
차용규 사장은 MB특보 출신이다. 장사치 백 회장은 방송통신위원회에 입김이 통할 수 있는 인물로 차용규씨를 지목한 모양. 최시중 위원장과 송도균 부위원장을 겨냥한 인사로 볼 수 있다. 두 사람에게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인물로서 차용규씨를 봤던 모양. 하지만 장사치 백 회장에게 지금 할 수 있는 말은, ‘꿈 깨쇼!’
최시중 위원장이나 송도균 부위원장이, ‘OBS의 서울지역 역외재전송 허가’에 대해, 혹여 의지가 있더라도, 차용규씨로 인해, 이제는 아예 해결해 줄 수 없는 상황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누가 사장이냐에 따라, 방송정책이 바뀌는 것은 최악이다. 현행법대로, 이미 방통위는 OBS에 서울지역 역외 재전송 허가를 내주어야 마땅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재전송관련 정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는 과정이라는 이유로 ‘허가여부’에 대해서 5인의 ‘위원회’에 상정조차 하지 않았던 사안이다. 그 결과 OBS가 굴욕적인 조건을 감수하며, 그것도 이면계약서로 작성했던, MSO와의 계약이 무산된 후, 벌써 몇 개월이 흘렀다.
그런데 차용규씨가 OBS 사장으로 왔다고, 지난 1년 동안 막혔던 ‘역외재전송’이 풀릴 것이라는 기대에 찬 백 회장. 안타깝다. 최시중 위원장이나 송도균 부위원장이 차용규씨와 ‘안면’ 때문에 역외재전송 허가를 재검토한다면, 방통위 존립의 문제로 비화할 수밖에 없는, 아주 몹쓸 사례가 만들어지는 것을, 최 위원장이나 송 부위원장이 모를까. 방통위 정책의 투명성은 사라지고, ‘방송사 사장과 안면 하나로 안되던 정책이 되는’ 그런 ‘안면정책’이라는 비난이 쏟아질 것을 모를까. 결과적으로, 백 회장의 차용규씨 사장 지명은, 최시중 위원장이나 송도균 부위원장의 ‘운신의 폭’만 좁혀 놓은 ‘자충수’다.
광고매출액 증액도 그렇다. 양휘부 코바코 사장과 차용규씨가 MB특보 출신이라는 점에서, 코바코 사장과의 친분을 이용해 광고증액의 꿈을 실현할 적임자쯤으로 간주하는 모양인데, 이것도 ‘꿈 깨쇼!’다.
그동안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코바코’는 OBS 광고매출액 증액을 위해서 노력해 온 걸로 알고 있다. 신생매체에 대해, 과도할 정도로 코바코 전체가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것. 하지만 지상파3사의 광고매출액이 재원 대비 30% 수준, 즉 100분 방송에 10분 할 수 있는 방송광고에서, 겨우 3분의 물량밖에 없는 상황.
차용규씨가 사장이 된다고, 코바코 사장과 친분있다고, 광고가 증액될 수 있는 시장상황이 아니다. 혹여, 지금 시장환경에서 OBS 광고매출액이 증액되면 그것은 코바코 사장뿐만 아니라 ‘코바코 전체의 존재 이유’를 뒤흔들 수 있는 사안이다.
이미 OBS를 제외한 모든 지상파 방송사는, 3월의 OBS 광고매출액을 주목할 것이고, 혹여 3월 이후의 광고매출액이 급신장하면 이것은 ‘코바코 사장과 코바코 전체에 대한 불신임’으로 연결되어, 코바코의 이후 위상정립에 치명적인 위험을 몰고 올 수도 있다. OBS는 외려 ‘역차별성 불이익’을 받지 않으면 다행한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OBS의 최대 현안, 두 가지인 ‘서울지역 재전송 과제’와 ‘광고매출액 증액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차용규씨는 부적합한 사람이다. 오히려 현상유지마저 위태롭게 함으로써, OBS를 존폐의 위기에 내몰리게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백성학 회장은 장사치 주판을 내던지는 것이 그나마 있는 것이라도 지킬 수 있는 상황으로 주변 환경이 나빠진 것이다. 이만큼 충고했으면, 백성학회장이, 당장 해야 할 일을, 알아서 할 일이다. 취재해 본 결과, 방통위나 코바코도, OBS 백성학 회장의 차용규씨 사장 지명 '의도'에 대해, 아주 불편해 하고 있다는 점을, 팁으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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