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용규 OBS 사장이 18일 임원회의에서 사장 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지부장 김인중) 조합원들에 대해 ‘법적조치’를 취하겠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차 사장은 이 자리에서 조합원 징계를 위해 인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는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 사장은 이날 오후 3시 OBS 최대주주인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에 이와 관련해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 사장이 초반부터 에 강공 태세를 보이는 것에 대해 백 회장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지켜봐야 할 듯하다. YTN과 KBS에 이어 OBS에서도 조합원 대량 징계가 이뤄질 경우 안팎으로 거센 비판 여론이 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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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BS노조가 국별업무보고를 저지하고 있다. ⓒOBS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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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 사장의 이런 발언에 대해 OBS노조는 기가 막힌다는 반응이다. OBS노조는 이날 성명 ‘차용규씨, 법적조치 발언에 분노한다’를 내어 “한 방송사의 사장이 직원들을 단 한차례도 만나지 않은 채 가장 처음으로 한 일이 ‘법적조치’, ‘인사위원회 소집’이냐”며 “노조는 차씨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강압으로 회사를 장악하고 스스로 사장 자리를 보존하겠다는 처사이며, 파국을 불러일으키겠다는 의사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OBS노조는 “차씨가 진정 노조에 대해 법적 조치와 인사 조치를 취하길 원한다면 그 끝을 가늠한 뒤에 취해야 할 것”이라며 “노조는 언론인의 양심을 걸고 끝가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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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용규 OBS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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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서 OBS노조는 지난 16일부터 매일 오전 7시에 부천시 오정도 OBS사옥 정문에서 사장 출근저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차 사장은 16일 조합원들을 피해 쪽문으로 출근한 데 이어 17·18일에는 조합원들이 출근 저지를 하는 시간을 피해 오전 6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출근했다. OBS노조는 17·18일에 예정된 국별 업무보고를 무산시키기도 했다.
사장 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는 노조 조합원에 대한 대량징계는 이명박 정부 들어 YTN과 KBS에서 현실화된 바 있다. 구본홍 YTN 사장은 지난해 10월6일 사장 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는 YTN노조 노종면 지부장 등 6명 , 임장혁 <돌발영상> 팀장 등 6명 정직 등 사원 33명에 대해 징계조치를 취한 바 있다. KBS도 지난달 16일 공권력 난입규탄·이사회 저지·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벌였던 양승동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 공동대표와 김현석 대변인을 파면하고, 성재호 기자를 해임해 안밖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후 KBS는 특별인사위원회에서 양 PD와 김 기자에 각각 정직 4개월, 성 기자에 정직 1개월 등으로 징계수위를 낮췄다.
다음은 이날 OBS노조가 낸 성명 전문이다.
차용규 씨, 법적조치 발언에 분노한다. - 3일 만에 첫 업무, 어이없는 ‘법적 조치’-
OBS희망조합은 3일 동안 차 씨의 행보에 대해 지켜봤다. 첫 출근에서 출근저지 조합원들을 피해 공간의 ‘틈새’를 찾아 쪽문을 통해 사장실로 뛰어 올라가더니, 다음날부터는 시간의 ‘틈새’를 찾아 출근저지 시간을 피해 몰래 출근하고 있다. 더욱이 새벽에 차량까지 바꿔가며 출근하는 모습은 참으로 안쓰럽기까지 하다.
이는 여타 특보출신 방송사 사장들과 비교해 보아도 구차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보자. 한 미디어 전문지의 <OBS과 YTN, 닮은 듯 다른 두 낙하산>이란 기사를 살펴보면 차 씨의 행보가 얼마나 구차한지 가늠할 수 있다.
기사에 따르면 지난해 7월21일 YTN을 찾은 구본홍 사장은 적어도 차 사장과는 달리 노조원들과 얼굴을 맞대는 성의를 보였다. 그러나 차 씨는 쪽문으로 조합원을 피해 성급히 사장실로 달려갔다.
이 뿐이 아니다. 더욱 구차스러운 것은 자신의 취임식을 방송 보도에 내보내지 않았다고 보도국장에게 아쉬운 소리를 한 점이나, 이 많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하소연을 하는 모습 속에 우리는 지상파 방송사 사장으로써의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18일) 차 씨는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당하지 못하게 뒤에 숨어서 OBS희망조합을 상대로 고소·고발을 조치를 언급하고 인사 조치를 취하려 하고 있다.
당초 16일 첫 출근에서 쪽문으로 들어와 도망치듯 사장실로 올라간 사람이 취임한지 3일 만에 임원회의에서 법적조치를 취하라고 언급했으며, 인사위원회도 소집한다고 한다. 한 방송사의 사장이 직원들을 단 한 차례도 만나지 않은 채 가장 처음으로 한 일이 ‘법적조치’, ‘인사위원회 소집’ 등을 들고 나온 것이다.
더욱이 OBS희망조합 김인중 위원장이 곡기를 끊은 지 7일이 지나고 있지만 단 한차례 얼굴도 내밀지 않은 이가 가장 먼저 ‘법적조치’를 꺼낸 것에 대해 조합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OBS희망조합은 차 씨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강압으로 회사를 장악하고, 스스로 사장 자리를 보존하겠다는 처사이며, 파국을 불러일으키겠다는 의사로 받아들이겠다.
경고한다. 차 씨가 진정 OBS희망조합에 대해 법적조치와 인사 조치를 취하길 원한다면 그 끝을 가늠한 뒤 취해야 할 것이다. OBS희망조합은 반드시 언론인의 양심을 걸고 끝까지 싸울 것이다.
차 씨는 집안단속만 하면 모든 일이 끝날 것이라고 착각하지 마라. 전국의 언론노동자와 양심 있는 시민단체, 정치권 등이 하나의 목소리 하나의 행동으로 총력투쟁 할 것이다.
만일 차 사장이 법적조치를 취한다면 OBS희망조합은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2009년 2월 1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 지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