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이 트자 산장도 깨어났다. 오늘은 '뚜르 드 몽블랑'마지막 날. 그래서 일찍 서두른다.
매미집처럼 다닥다닥한 산장은 밤새 삐거덕 거리고 더워서 숙면을 할 수 없었다.
나무벽의 묵은 때와 흠집들이 산장의 역사를 웅변하지만 역시 조금 불편한 산장임은 분명하다.
승합차로 옮겨질 카고백들을 다 정리하고서야 아침식사를 한다.
가이드들은 아직도 산을 넘지못한 해때문에 컴컴한 마당에서 점심을 준비하느라 바쁘고...
이것이 트렐 레 샹 산장(Tre le champ, 1417m)의 전경.
이곳에서 승합차로 마지막 TMB(뚜르 드 몽블랑) 출발점인 몽떼고개(Col de montets) 로 이동한다..
빨간색 화살표 표시가 되어 있는 몽떼고개(Col de montets)에서 출발하여 지도 가운데 표시된 노란색
점선을 따라 릿지트레킹을 하다가 프레제르 방향으로 내려갈 예정이다.
몽떼고개(Col de montets, 1461m)에 있는 에퀼 로제 국립공원 체크포인트.
너무 이른시간이어서인지 아무도 없다. 드디어 트레킹이 시작된다.
몽떼고개가 멀어지기 시작한다. 앞에 있는 암벽산을 채 감상하기도 전에 산길 수림지대로 진입한다.
완만하게 오르는 산길은 전망도 좋고, 작은 선릉도 여러 개 넘는다.
수림지대를 지그재그로 오르면 르 뚜르 빙하와 오른쪽에 사르도네(Aig. du Chardonnet, 3902m)가
자태를 드러냈다가 숨었다가 숨바꼭질을 하게 된다.
아침이슬을 머금은 야생화는 마치 눈꽃처럼 피어 트레커들의 마음을 뺐고 있다.
몽떼고개의 길이 실같이 가늘어질만큼 올라오면 급경사의 고비는 넘어선다.
사진처럼 비교적 완만한 경사를 따라 올라가면 능선에 이르게 된다.
이쯤에 이르면 얼마전까지 보이던 르 뚜르 빙하는 사라지고 오른쪽에 있던 사르도네(Aig. du Chardonnet, 3902m)가 왼쪽으로 옮겨졌다.
꼬리가 많이 잘린 아르장띠에르 빙하(Glacier d' Argentiere)와 에퀼 베르뜨(Aiguille Verte, 4122m)가 모습을
드러낸다.
아침햇살을 받아 광채를 띠기 시작한 에퀼 베르뜨(Aiguille Verte, 4122m)를 배경으로 베르나뎃뜨가
평탄한 능선으로 올라선다.
그렇게 슬렁슬렁 30여 분을 올라 왔을 뿐인데 이미 나는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드디어 능선에 올라서면 거칠것이 없는 시야가 열리고 몽블랑山群이 한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가이드인 파트리샤가 한왕용대장에게 에퀼 베르뜨(Aiguille Verte, 4122m)를 설명하고 있다.
나머지 일행들도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기에 여념이 없다.
능선 오른쪽으로 에퀼 로제(les Aig. Rouges)가 펼쳐져 있다.
바위산으로 아침 저녁으로 햇살을 받으면 붉은 빛을 띤다고하여 '붉은 침봉군'이라고도 한다.
남상익대장님이 수줍게 에퀼 로제를 배경으로 섰다. 알게 모르게 내사진을 많이 찍어 준 답례이기도 하다.
알핀로제 밭을 지나 평탄한 릿지를 타고 가다보면 메르 데 글래스(Mer de Glace),드류(Drus) 등
알프스의 풍광들이 마술처럼 하나씩 나타나기 시작한다.
아르장띠에르를 뒤로 하고 저 언덕을 넘어서면 또 어떤 장면이 펼쳐질까?
우리는 새로운 풍경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연신 두리번거리며 길을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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