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 여행기]세라
사원
너무나도 기분 좋게 파란 하늘빛이다.
포탈라궁 근처에서
어정거리고 놀다가, 점심을 해결하고 우체국옆 미니버스 정류장에서
세라행
503번 버스를 타고 10여분 쯤 가니, 종점이 세라 사원이다.
입구에는
제법 상가가 형성되어 있고, 주 진입로가 반듯한게 정돈이 되어 있는
느낌을 준다.
좁은 골목길 같은 왼쪽 코라(순례길)를 따라 걸으니
입장료 달라는 사람도 없다.
동네 꼬마들이 연 날리고 노는 모습이
너무나 재미 있어 같이 좀 시간을 보낸다.
마치
길이 없는 담벼락 같은 곳을 15분 쯤 걸어 올라가면 사원 뒷편 쪽으로
들어가게 된다.
도로가 아닌 그냥 산길 같지만 엄연히 순례자들이
도는 순례길이다.
저 노인네는 하염없이 앉아 무얼 생각할까,,,
아님 그냥 졸고 있는 건지도 모르지.
그냥..... 한적해서
좋다.
야크
뿔과 여기저기 마니석들이 여전히 나의 눈길을 끈다.
특히
이 세라사원은 암벽에 그려 놓은 탱화와 '옴 마니 팟메 훔', 기호들이
아주 인상적이다.
드레풍과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지고, 드레풍과 함께 그 영향력이 대단했던 이
사원은
문화혁명의 폭거를 덜 당해 지금도 비교적 잘 보존이 되어
있다.
공부와 연구를 중심으로 하는 사원인만큼 아직도 대학들의
역할이 크고,
오후면 항상 토론의 정원에서 열리는 특이한 논쟁 모습은
독특한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오후
3시, 옥상에서 노승이 토론시간을 알리는 징을 울린다.
징 소리에
맞춰 스님들이 삼삼오오 토론의 정원으로 모이기 시작하고,
헐...
도미토리 아우들도 다들 용케 시간에 맞춰 와 있다.
스님들이
정원 가득 자리를 잡으면, 그 주위로 호기심에 가득찬 방문자들이 둘러
앉는다.
그리 제지하거나 눈치를 주지는 않는다. 그래도 방해 안
되게 조심은 해야지.
너무나 색다른 문화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서양인들이
대부분이다.
라싸 시내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어선지 서양인 단체객들이
이 시간에 많이 찾아온다.
끼리끼리 모여 큰 소리로 질문하고
대답을 하며 짓는 동작들이 우스꽝스러워 보이기도 하지만,
스님들의
너무나 진지한 모습들에 웃음이 나올리가 없다.
거의
아무도 없는 옥상과 대법당의 모습이 파아란 하늘과 함께 조용해서 좋다.
다시
503번 미니버스를 타고 슈퍼 앞에 내리니, 저만치 먹구름이 비가 곧
쏟아질 듯 시커멓다.
슈퍼에서 음료와 약간의 먹거리를 사 가지고
천천히 걸어서 야크로 돌아온다.
조캉 앞 중국 식당에서 볶음밥을
먹는데, 악기를 연주하며 구걸하는 티벳인들이 정말 끈질기다.
안돼
보이기도 하고, 옆 자리 스님들이 어떡하나 하고 보고 있는 눈치지만
내게는
거리의 티벳인 모두에게 줄 돈이 없다.
이미 라싸의 거지아이들은 앵벌이화 되어 있다고 현지 사는이가 말하기도 하고,
수 많은 순례자들이 길에서 삶을 유지하며 순례를 다니고 있긴 하지만....
그렇지만 식당을 나서는 이내 마음이 안
좋다.
조금이라도 줄 걸 그랬나 싶다. 인색하고 옹졸한 놈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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