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한국학의 현주소]한류열풍 못따라 가는 '해외 한국학' | ||
베트남, 한국어강사 많지만 전문가 '0' 호주선 지원끊겨 한국어 학습기반 붕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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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베트남의 유명 대학 한국학과에 지원자들이
몰리고, 하노이 등 대도시 곳곳에 한국어학원이 생겨나고 있다. 동남아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과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 덕분이다. 반면 호주는
한때 한국어가 주정부 대학입학시험의 외국어 과목으로 채택될 정도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았지만, 2000년대 이후 한국 정부의 지원 부족으로
대학의 한국학 과정이 폐지되거나 축소되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 한국학, 일본학을 제치다 “1995년 동방학부 개설 당시 인기순위는 일본학-중국학-한국학 순이었죠. 하지만 이젠 중국학-한국학-일본학으로 바뀌었습니다.” 지난 9월 1일 하노이국립인문사회과학대에 만난 이 대학 한국학과장 레 꽝 티앰 교수는 “동방학부 입학 경쟁률은 20대 1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2학년 올라가면서 전공을 선택하는데, 한국학 지원생이 정원의 두 배를 넘을 정도”라고 말했다. 교수진의 수와 수준도 일본을 앞지르고 있다. 레 교수는 “현재 한국학 강사는 모두 6명으로 4명은 석사학위자고 나머지 2명도 현재 서울대에서 석사 과정, 1명은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며 “일본학과 강사는 4명뿐이며 학·석사 학위자”라고 설명했다. 1992년 동방학부가 설립된 국립 호찌민인문사회과학대 상황도 비슷하다. 이 대학 동방학부장인 호앙 반비엣 교수는 “ 동방학부 학생은 917명인데, 이 중 한국학과 학생은 250명으로 베트남 대학 중 한국학과의 규모가 가장 크다”며 “ 아시아학부에는 한국 등 7개 학과가 있는데, 그 중 한국학과가 일본학과보다 관심이 훨씬 높은 학과”라고 말했다. 이 대학 한국학과 3년 응옥한씨는 “한국학과는 졸업 후 취업이 너무 잘되기 때문에 요즘 베트남 젊은이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학과”라고 말했다.
# 한국어 열기 뜨거운 베트남 지난 8월 29일 오후 9시. 호찌민시내의 글로벌외국어학원. 늦은 시간인데도 20여명의 수강생들이 한국어 배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들은 대부분 대학생이나 직장인들. 3개월 수강료는 80달러로 사립대 한 학기 수강료가 110달러인 점에 비춰 매우 비싼 편. 하지만 이 학원에는 현재 100여명이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 리킨히엔(호찌민대 한국학과 강사)씨는 “지난해 처음 호찌민시내에 한국어학원이 생겼고 현재 10여개로 늘었다”고 말했다. # 호주 한국학은 내리막길 호주 한국학은 쇠락의 길로 접어 들었다. 호주 정부는 94년부터 아시아 언어 구사능력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한국어 학습 과정을 지원했지만, 90년대 말 긴축재정으로 지원금이 끊기면서 한국어 학습 기반이 무너졌다. 시드니에 있는 뉴사우스웨일스대(UNSW)의 경우 대입자격시험의 외국어 과목으로 한국어를 선택한 학생은 99년 215명을 정점으로 2000년 150명, 2001년 121명, 2002년 118명으로 줄어들었다. 한국학 강좌를 개설한 대학도 90년대 중반 9곳(전체 대학 38개교)이었으나 현재 7곳으로 줄었다. 2001년 현재 초·중등학교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은 0.001%에 불과한 45개교 3672명뿐이다. 일본어(2276개교)와 인도네시아어(1795개교), 중국어(569개교)와 비교하면 초라하기 짝이없다. 시드니대 일본·한국학과 박덕수 교수는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초·중등학교에서 한국어 선택 붐이 일었지만 지금 그런 열풍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고 말했다. 뉴사우스웨일스대 신성철 교수는 “초·중등 과정의 한국어 교육 진흥을 위해 90년대 중반 주정부가 90만호주달러를 지원했지만, 교사 양성과 교재 개발 등 적재적소에 쓰지 못해 별 효과가 없었다”며 “초·중등 교육에서 한국어 교육의 후퇴는 대학 등 고등교육에서의 한국학 쇠퇴를 불러온다는 점에서 한국 정부의 전략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 한류 못 따라가는 지원 호찌민인문사회대의 호앙 동방학부장은 “국제협력단(KOICA)에서 베트남에 보내주는 강사진은 대부분 한국어 강좌를 맡고 있다”며 “한국어 강사는 많지만 한국의 역사를 비롯한 정치, 사회, 문화 등 한국학을 깊이 있게 연구하는 전문가는 전무한 상태”라고 밝혔다. 국립 하노이인문사회대 레교수는 “ 한국 정부가 베트남 대학의 한국학 강사들을 6개월∼1년 한국으로 초청해 연구기회를 주고 있지만 수혜자는 매우 적다”며 “새로운 정보를 배울 수 있도록 방학 때 기간이 짧더라도 한 달 정도 한국에서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꼭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특별기획취재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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