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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다리(大里)-지조우 마을

 

 

 

2005년 9월 1일(목)  다리(大里)-2 / 지조우(喜洲)마을

지조우는 다리에서 18km 북쪽에 위치한 마을로 바이 건축물들이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 마을이다.
론니에 '다리 주변의 101가지 볼거리들 중 지조우 구경은 최상을 차지할 거다.'라는 한 줄의 글을 믿고 지조우로 자전거를 타고 간다.

그런데 이 18km가 어떤 길인지가 문제인데 잘 닦여진 아스팔트 도로면 1~2시간이면 갈 수 있지만 오르막길이라면 문제가 심하다.
암튼 길이 험하면 돌아오면 될 일.. 가이드 북에 나와있는 길을 따라 자전거를 다리는데.. 길이 엄청 험하다.
자갈길에 웅덩이, 게다가 일부는 다리 공사중이라 돌아 가야 한다. 북쪽으로 2km에 위치한 三塔(세개의 탑)에 도착하니 힘은 별로 안 드는데 벌써 엉덩이가 아프다.

삼탑은 다리에서 가장 유명한 볼거리인데 입장료가 생각보다 비싸다. 1인당 52위엔, 비싼 가격을 하려는듯 주변은 높은 담으로 둘러놓아 공짜 구경도 못하게 해놨다. 대문에서 보려니 치사하게 대문 정면에 커다란 안내판을 설치해 가려놨다.
그래도 담장 오른편으로 한참 돌아가면 볼 수 있다.

다시 비포장 도로를 자전거로 달린다. 길은 울퉁불퉁하고 게다가 다리 공사로 길까지 막혀있다.
우회해서 갈 양으로 마을길로 들어섰지만 강을 건너는 다리도 안 나오고.. 시골 아주머니한테 물어보니 우리가 왔던 반대 방향으로 가면 길이 나온단다. 나중에 알고 보니 반대편에 시원한 아스팔트 길이 있는 것이 아닌가.... 아 가끔은 이 론니 저자의 의도가 의심된다.

아주머니 말대로 시원한 아스팔트 길이 나온다. 안달녀와 만세를 불렀다.
시원하게 뻗은 아스팔트 길 양편으로 황금의 벌판이 펼쳐진다. 뭐 조금은 푸른기도 남아 있긴 하지만 대체로 누렇다.
자전거 도로도 차도 만큼이나 잘 만들어져 있어 이 정도 길이면 하루에 60km정도는 너끈이 달릴 수 있을거 같다.

논 밭에는 일하는 농부들이 많이 보이는데.. 농기계는 안 보인다. 밭을 가는 것을 보면 농부들이 한 줄로 늘어서서 괭이질을 한다.
논에서는 피를 뽑는 농부가 보이고(피뽑는 모습 오랜만에 본다.) 그 넓은 논에 들어가는 농부의 등에는 우리나라에서는 고추밭에 농약칠 때나 쓰이는 작은 농약뿌리는 기계가 매어져 있을 뿐이다. 우와, 저걸로 언제 농약을 다 치려나...

낫을 들고 일렬로 서서 벼를 베어 나가는 사람들과 벼를 수레(사람이 끄는)에 싣는 모습 등 그야말로 모든 것이 인력이다.
모든 것이 사람손으로 이루어져서인지 끝없어 펼쳐진 들판에 자투리 노는땅 한뼘 없다.

논이 끝나고 나오는 것은 시선 끝닿는데 까지 펼쳐지는 담배밭, 내가 일한 농사일 중 가장 힘든게 바로 담배밭이다.
담배잎은 밑에서 부터 누렇게 익어가는데 이렇게 밑에 붙은 잎을 따 모으려면 마냥 오리 걸음으로 다녀야 한다. 하루 종일 쪼그리고 앉아 이파리를 하나씩 따나가는 게...참, 죽을 맛이다. 끝없이 펼쳐진 담배밭을 보니 그때의 악몽이 되살아 난다.
큰 길 양 옆의 담배밭은... 말끔하다. 어쩌면 그리 깨끗하게 밑부분 잎사귀들을 땄는지 ... 그들의 노고에 고개가 수그러진다.

지조우마을, 2시간을 달려 지조우 마을이라는 표지판을 발견하긴 했는데 정작 어디가 지조우 마을인지 모르겠다.
그냥 조금 오래된 시골마을... 조금 더 들어가니 제법 더 오래된 마을이 나온다. 길은 자갈길로 바뀌고.. 자전거를 끌고 마을을 돌아본다.
한 바퀴를 돌아봤지만 왜 이 마을이 볼거리라는 건지 잘 모르겠다.
뭐 우리가 역사가라면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질 지도 모르지만... 그냥 오래된 마을로 밖에는 안 보인다.
안달녀가 이집 저집 기웃 거리며 사진을 몇 장 찍는데 .. 뭐 대체로 사람들 안달녀한테는 친절하긴 하지만 이 마을 사람들 한족이 아니라서 그런지 중국인 답지 않게 상당히 친절하다. 그 덕에 집 구경 조금 하고 다리로 향한다.

숙소 앞에 도착하니 오늘도 어김없이 꼬치구이 집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다.
아, 오늘은 그냥 쉬려고 했건만 꼬치가 길 건너 창너머까지 이 몸을 부르니 어쩔 수 없이 맥주를 3병 샀다.
카운터에서 DVD 몇 편을 빌려(공짜) 텔레비젼을 대신하며... 안달녀와 축하파티를 연다.
뭐 날짜가 무슨 상관인가.. 우리 둘이 의미를 부여하면 그만이다. 우리는 건배할 때 서로 이렇게 말한다. <생일 축하해요>

P.S 지조우 마을 자전거 투어는 마을의 오래된 건물을 본다기 보다는 자전거 하이킹을 한다고 생각하면 맞을 듯.. 그리고 다리 시내에서 보지 못한 현지 농부들의 생활과 시골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