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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풀 티베트

중국서부극지대탐험19-티베트 정신세계의 중심,간덴사원1

 

오늘 아침 탐험대원들의 표정이 유난히 밝다.

화창한 날씨가 기분을 돋구기도 했지만 편도 약40킬로미터 밖에 안되는 짧은 이동거리가

마음을 홀가분하게 했으리라. 그동안 평균 하루 500킬로미터 이상을 달려 왔던 터라

라싸 근교에 있는 간덴(甘丹)사원을 가는 길은 그야말로 소풍길.

 

 

라싸시내를 빠져 나와 동쪽으로 길을 잡아 간다. 건물에 가려졌던 포탈라궁이

멀리 보이자마자 라싸를 출입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다리가 나타난다.

편도 2차선이 빡빡한 좁은 도로지만 다리 양 끝으로 무장군인이 경계를 서고 있다.
현광민 탐험대장이 습관적으로 촬영금지지역이니 일체의 사진촬영을 하지 말라고

무전을 날린다. 참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다리를 주요시설이라고 통제하는 꼴이

불쾌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티베트독립을 주장하는 세력들의 시설폭파를 우려한 조치라는

현대장의 설명을 들으니 오히려 빙그레 웃음이 지어진다.

물론 그것이 이유의 전부는 아니지만, 탐험 20여일이 지나는 동안 티베트독립에 대한

의지를 어디에서도 확인할 수 없었던 내겐 역설적으로 다리 위의 군인들이

티베트 독립 세력이 있음을 확인 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간덴사원으로 가는 길은 곱게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

촨짱공로를 통해 수시로 대형화물차들이 아슬하게 우리 탐험대 차량을 위협하듯 지나고,

키츄강(얄룽창포강 지류의 하나, 라싸강이라고도 함)을 따라 군데군데 늘어 선

마을 주변으로는 비닐하우스가 꽤 많이 보인다.

티베트 출신인 뤄부(26세,티베트지역 안내인)에게 들으니 비닐하우스의 주인은

대부분 한족이라고 한다. 그럼 그렇지. 티베트인들의 주수입원이, 유목민은 야크나 양의 고기를 파는 것이고 농사를 짓는 사람은 ‘칭커’라는 보리 농사가 전부인데

그걸로는 아무리 몸부림을 쳐봐야 비닐하우스를 할 만한 돈을 모으기란 요원하다는 것이다.

상대적 빈곤이 심화되고 있어 오히려 몇 년전부터는 유목이나 농사를 포기하고 도시로 가는 등 이농현상이 심해 졌다는 것이다. 빌어 먹어도 도시가 낫다는 것.

 

 

중국정부가 자랑하는 기간시설인 도로의 혜택도 결국 한족이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셈이라고 한다. 공들여 지은 하우스 농산물이 이 촨짱공로를 통해 대도시로 공급되고

 제대로 값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티베트 인민들의 삶의 질 개선과 경제적인 혜택을 위해서 만들었다는 길에서 조차

티베트 사람들의 암울한 미래가 퍼득 스친다.

 

1시간 정도 달리자 오른쪽으로 갈라진 비포장 도로에 들어선다.

간덴사원으로 가는 초입.
라싸의 동쪽 외곽에 위치한 우지방은 서쪽의 창지방(시가체지역)과 함께

오랫동안 티베트의 중심무대였다.

이 일대를 흐르는 얄룽창포강에서 통일티베트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한때 창지방으로 정치무대가 옮겨진 적도 있지만 5대 달라이라마가 티베트를 재통일 한 후

라싸로 수도를 천도하면서 근대까지 정치적으로 중심 역할을 해 온 곳이기도 하다.

간덴사원은 바로 그런 시절의 또 다른 정신세계의 중심 역할을 했던 대사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