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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개론

인터렉티브 다큐제작의 필요성과 제작방식의 변화

 인터렉티브 다큐제작의 필요성과 제작방식의 변화


                                            김  영  용

서강대학교 영상대학원 교수


1. 국내 지상파의 다큐멘터리 시장으로 본 발전방향


선 국내 지상파방송을 중심으로 다큐멘터리의 시장규모를 살펴보았다. 2005년 10월 발표된 방송위원회의 “2005 방송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사의 프로그램 국내 판매현황, 국내 구매현황, 장르별 수출입현황은 다음과 같다.


<표-1> 지상파 방송사 프로그램의 국내 판매 현황(편수)

방송사

판매(편수)

다큐멘터리(편수)

KBS

5,094

617

MBC

4,903

343

SBS

3,909

35

EBS

297

10

14,203

1,005


<표-2> 지상파 방송사 프로그램 국내 구매 편수 및 금액 현황

방송사

편수(다큐/전체)

금액(다큐/전체)(천원)

KBS

11/270

52,700/5,233,700

MBC

4/130

24,000/4,233,000

SBS

0/106

0/3,350,000

EBS

1/19

2,000/91,650

16/525

78,700/12,908,350


<표-3> 지상파 방송사 프로그램 장르별 수출입 현황

구분

2004년 수출입금액(천$)

2004년 수출입편수

장르비중(%)

수입

수출

수입

수출

수입

수출

장르합계

15,277

55,516

1,762

15,317

100

100

드라마

1,134

52,999

281

13,008

7.4

95.5

다큐

1,818

152

587

74

11.9

0.3

만화

333

1,529

285

377

2.2

2.8

영화

10,958

0

206

0

71.7

0.0

음악

47

44

22

53

0.3

0.1

오락

408

333

146

565

2.7

0.6

교육

75

365

143

1,240

0.5

0.7

교양

70

53

22

-

0.5

0.1

기타

439

41

70

-

2.9

0.1


<표-1>에서 볼 수 있듯이 다큐멘터리는 전체 판매 편수 14,203편 중 모두 1,005편으로, 전체 판매의 7.57%이다. 또한 <표-2>에 나타나듯이 다큐멘터리 구매 편수는 전체의 3.04%이고, 구매 비용은 전체의 0.60%로 매우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는 편수대비 3.04%와 비교하여 볼 때, 매우 낮은 금액이므로 구매에 있어서도 다큐멘터리의 구매금액은 다른 프로그램에 비하여 매우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표-3>의 수출입 현황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나라는 다큐멘터리 수입을 위해 사용하는 금액이 전체의 11.9%로 영화보다는 낮은 비율이지만 그 밖의 음악, 오락, 교육보다는 높다. 반면에 다큐멘터리 수출액은 겨우 0.3%에 불과하다.


요약하면 국내 다큐멘터리 시장은 몇 가지 특징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한국 다큐멘터리 시장은 거의 외국 프로그램에 의존하고 있다. 둘째, 국내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국내 지상파 시장 점유율은 5% 미만에 불과하고, 프로그램의 가격도 매우 낮다. 셋째, 해외 수출은 매우 빈약하다.


따라서 우선 자연다큐를 포함한 국내 다큐멘터리가 왜 국내시장에서 낮은 점유율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지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해외 시장의 진출이 부진한 이유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즉 근본적인 문제가 시장구조에 있는지 또는 다큐제작 능력인지 먼저 이해한 후 해결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2. 상호작용성의 도입


텔레비전 또는 비디오에 적용된 인터넷 기술은 프로그램에의 접근성과 접근의 편의성을 크게 높이고 있다. 접근성과 편의성은 다양한 상호작용적 기능들을 통해 성취된다. 기능적 측면에서의 접근방법이 내용적인 문제(content problem)까지 해결해주지는 않더라도, 기술적인 해법(technological solutions)은 프로그램의 가치를 높여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상호작용성은 또한 지각적 측면에서 이용자의 몰입성을 증가시켜 준다.


상호작용성의 기능적 측면과 지각적 측면과 함께 고려되어야 요소는 가상공간성과 네트워크성이다. 여기서 네트워크 성격은 상호 작용성으로 연결되는 미디어 공간이 사람과 사람 또는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면서 정보를 교환하면서 특정한 일을 처리하는 측면을 의미한다. 반면에 가상공간의 성격은 상호작용적 미디어 공간이 인공지능적 능력을 갖고 인간의 정신을 대체할 수 있다는 측면을 가리킨다. 가상의 공간을 실제처럼 느끼는 게임놀이와 픽션세계(MOOs)를 여행하면서 몸소 체험하는 것이 좋은 예이다.  따라서 상호작용성의 기능적 측면과 지각적 측면, 그리고 가상공간성과 네트워크성을 고려하면 4 종류의 상호작용성을 고려할 수 있다.


<표-1> 상호작용성의 4 형태

 

기능적 측면

지각적 측면

네트워크성

배달 및 정보제공

참가

가상공간성

불완전 몰입

완전 몰입


위 <표-1>에 포함된 4 형태의 상호작용성 분류표를 기존 iTV에 적용해보자. 먼저 배달 및 정보제공형은 인터넷과 같이 네트워크화된 공간에서 가장 간단한 메뉴형식의 선택기능을 이용해서 정보와 자료를 주고받는 양방향 교환을 말한다. 리모컨의 ‘TV 가이드’ 버튼을 선택하면, EPG 메뉴가 나타나고, 메뉴에 보이는 여러 종류의 프로그램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게 되면, 채널과 시간대별로 선호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과 같은 상호작용적 기능을 말한다. 텔레텍스트 서비스, 월드가든(Walled gardens)의 상호작용 서비스(shops, games, travels, news) 선택이 여기에 속한다.


참가형은 네트워크화된 공간이지만 이용자가 어느 정도 현실감을 느낄 수 있는 호혜적  커뮤이케이션 형태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채팅(chat)을 들 수 있다.


불완전 몰입형은 몰입적 가상공간은 존재하지만, 상호작용의 불완전한 기능으로 인해 제한된 몰입감을 제공하는 경우이다.  대부분의 비디오 게임이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완전 몰입형은 가상현실에서의 상호작용을 통해 가상현실성을 잊어버리고 마치 자신이 실제 그 세계에 있는 것처럼 느끼는 지각적 상태를 제공한다.  일부 온라인 게임과 인터랙티브 픽션 또는 인터랙티브 영화가 좋은 예이다.


상호작용성을 통해 이용자가 추구하는 최적의 경험은 몰입이지만, 교환형 상호작용 기술의 도입은 프로그램에의 접근성을 높이고 접근의 편의성을 증진시켜 이용자의 활발한 미디어 컨텐츠 소비를 증가시킨다는 점에서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3.  사례 소개


다큐멘터리는 상호작용성을 도입해서 그 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는 대표적인 장르에 속한다.  이런 특성을 이용해서 상호작용성은 한 때 DVD를 통해 자주 제공되었다.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의 가능성은 영국 BBC에 의해 실험되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Walking With Beasts'라는 프로그램이다.


그 상호작용적 특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Sky 디지털 네트워크에서 방송된 ’Walking With Beasts'는 4개의 서로 다른 동시성 비디오 스트림으로 제공되었다. 각 스트림에는 해당 프로그램의 다양한 앵글이 있기 때문에, 시청자는 자신이 선호하는 특정 앵글을 선택할 수 있거나, 또는 주제에 대한 흥미에 따라 시청자는 자신이 선호하는 내레이션을 선택할 수 있다. 요약하면 시청자들은 선형적으로 프로그램을 시청할 때, 장면 속에서 여러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즉 정보박스가 튀어나오게 해서 추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원래 프로그램을 벗어나서 해당 프로그램과 관련된 좀 더 깊은 측면을 설명해주는 비디오를 볼 수 있다. 여기에 속하는 내용으로는 프로그램의 제작과정이라던가, 특정한 영역별로 제작된 전문가들과의 대담 등이 있다. 항해(Navigation)는 리모트 컨트롤에 달린 4색의 표준컬러 단추를 통해 이루어진다. 4색의 단추는 빨간색, 녹색, 노란색, 푸른색이다. 다양한 상호작용성의 방법들이 동시에 방송될 때, 시청자들은 어떤 측면의 프로그램을 볼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따라서 하나를 선택하여 보게 되면 결과적으로 자연히 다른 부분을 보지 못하게 된다. 원래 프로그램도 역시 일시적으로 볼 수 없게 된다.  이런 불편을 제거하기 위해서 프로그램의 각 에피소드는 일주일동안 연속적으로 방송되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원래의 프로그램을 다시 보면서 앞서 놓친 부분을 다시 볼 수 있다.


‘Walking With Beasts'는 전체적으로 4시간의 추가 비디오 내용을 제공한다. 그 밖에도 본래의 설명과는 다른 3시간의 별도 설명이 있고, 보완 텍스트 상자도 700개나 포함한다. 이 프로그램의 제작자들은 전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8개국의 50여명의 고생물학자들과 대담을 나누었고, 추가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 포유동물 진화 전문가 400명과 상담했다.


BBC의 보고에 따르면, 2002년 11월에 방송되었을 때, Sky 디지털 위성 시청자는 모두 9백 만 명인데, 이 중에서 2백 10만 명이상의 사람들이 'Walking With Beasts'를 시청하였다. 2002년 7월, 오스트렐리아의 ABC는 Austar 디지털 위성으로 위의 다큐멘터리를 방송하였다.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를 방송 한 후, ABC 뉴 미디어는 추적조사를 실시하였다.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해당 인터랙티브 프로그램을 시청한 사람들 중 98%(약 3십만 시청자)가 더 많은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를 보기를 원했다. ABC의 두 번째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는 2002년 12월에 방송되었는데, 프로그램 제목은 ‘Long Way to the Top-Live in Concert'이다.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에게 여러 각도의 카메라 앵글, 대담을 통한 프로그램의 뒷이야기의 소개, 기록장면들을 제공한다. ABC 뉴 미디어의 또 다른 조사에 따르면, iTV의  ’Long Way to the Top‘의 전체 시청자 중 81%가 프로그램 속에서 선택할 수 있는 상호작용 종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호작용성을 실험하는 다른 다큐멘터리는 디스커버리 채널의 ‘Shark Weekend'를 들 수 있다. 이 프로그램 실험에서는 시청자들이 추가정보를 요청할 수 있다. 다른 정보를 이용하는 동안 원래 시청하던 본 프로그램의 비디오 스트림은 전체 화면에서 작은 한 부분으로 축소되어 나타난다. 즉 전체 화면에서 화면분할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Sky News Active'도 이런 방법을 시도하였다. Sky News Active는 하나의 화면에 동시에 8개의 비디오 스트림을 지원한다. 8개의 비디오 스트림은 Sky News, Headlines, Forecasts, Sky centre, Top Story, Business, Showbiz, Newroom을 포함한다. 각 스트림은 시청자에 의해서 선택된다. 일단 선택된 비디오 스트림은 전체 화면의 4분의 1로 축소되어 텍스트 정보와 함께 제공된다. Sky News Active에서 텍스트는 스토리, 스포츠, 돈(money), 날씨의 4영역으로 나누어져 화면에 제공된다. 그 밖에 투표가 제공되어 있다.


최근에는 비디오 게임의 내비게이션 기법과 어드벤처 게임의 몰입적 일인칭 접근방법 등 게임제작기법들이 다큐멘터리에 도입되고 있다. 이들은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가 추구하여야 할 새로운 제작기법이다.


결국 인터랙티브 미디어의 등장으로 전통적인 다큐멘터리 제작은 전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였다.  영상과 내레이션의 전통적인 원리에서 탈출하여 다큐멘터리의 형식과 내용을 상호작용적으로 해석, 이해하고 설명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