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다큐멘타리 채널인 큐채널이 프로그램 자체제작을 급속히 늘려가고 있다. 7월 <7일간의 아시아>(사진·5일부터 수요일
오후 4시, 목요일 밤 8시 방송) <휴먼스토리 레인보우>(사진·10일부터 월요일 밤 11시 방송) 등 자체 제작한 새로운 다큐멘터리
두 편을 시작한다. 최근 몇개월 사이 2∼5부작 자체 제작물을 계속 편성한 데 이어 이번 달에는 26부작 장편 다큐멘터리 2편을 이례적으로
편성했다. 큐채널을 운영하는 중앙방송 채널사업부 이은희 부장은 “구매보다는 자체제작 비율을 최대한 늘려 경쟁력을 갖출 준비를 하고 있으며
다큐멘터리외에도 시사·르포 프로그램을 보강해 경쟁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7일간의 아시아>도 르포 형식이 강한 프로그램이다. 한 지역에서 일주일을 머무는 형식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는데, 지나가는
관광객이 아니라 아시아의 문화를 경험하고 파헤치는 탐사보도자의 입장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제작을 맡은 김연화 피디는 “신기한 소재를
좇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지역의 구체적인 생활 속내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최소한 일주일이라고 보았다”고 말했다. 5일 첫방송에서는 ‘흙 속에
숨겨진 마을-띠컹웬’편에서 중국 화북지역의 땅속 마을을 찾아간다. 4천년 전 중국인들은 지하 10미터 깊이에 네모난 마당을 파고 사방으로 둘러
방을 만들어 ‘땅·구덩이·마당’이라는 뜻의 ‘띠·컹·웬’을 만들었다. 프로그램은 여름이든 겨울이든 15도 정도의 온도가 유지되는 띠컹웬에 7일
동안 머무르는 이야기다. 첫째날 지붕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토굴 마을을 찾고, 둘째날은 띠컹웬 안에 있는 사당, 3천근의 고구마를 저장하는
채소창고와 축사 등 사람살이의 흔적을 곰살궂게 살피며 다섯째 날은 띠컹웬을 붉게 물들이는 결혼 풍습을, 마지막날 사라져가는 전통적인 가옥들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식이다.
10일부터 시작하는 <휴먼스토리 레인보우>도 이후 자체제작 활성화를 내다보고 만들었다. 도규만 프로듀서는 “국악인, 댄스안무가,
무술강습가, 발레리노, 앵커 등을 담지만 이미 일가를 이룬 사람들보다는 계속 후편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는 젊은 주자들을 중심으로
제작했다”며 올 하반기부터 “시사 인물을 포함한 자체제작 프로그램을 대거 기획중”이라고 말했다. 이은희 부장도 “교양 다큐멘터리 분야는 당장
커다란 수익이 오르지 않더라도 미디어 콘텐츠의 근간이 되는 분야라는 점에서 자체 제작을 더욱 더 늘려가야 한다는 데에 이미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