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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삐딱하게 보기?

'화성(華城)' 과 '수원천'유감

 

영동고속도로 군포쯤인가에서 승용차끼리 추돌사고가 나서 조금 늦게 도착한 수원.

동수원 톨게이트로 나와 화성의 동쪽 문인 '창룡문'쪽으로 들어섰다.

예전 기억을 더듬어보니 이쪽에 큼직한 주차장이 있었던 것이 기억이 난다.

 

 

역시 큼직한 주차장이 있다. 어? 근데 이상하다. 왜 이렇게 차가 없지?

오늘은 놀토에 시간도 오후 2시를 조금 넘긴터라 바글바글할 줄 알았는데.

아무튼 3시간에 2000원이라는 주차비를 내고 편안하게 주차를 한다.

 

<화성관람매표소, 화성열차와 화성관람 매표를 같이 하고 있다>

 

화성에 대한 팜플렛을 얻을까하고 관광안내소를 찾았더니 매표소에서 표를 사고 달라면 준단다.

어? 이것도 이상하다. 언제부터 입장료를 받았지? 작년에는 안냈던 것 같은데...

 

<화성열차 요금표>

 

그동안 보수공사에 주차장 등 정비사업에 돈이 많이 들었으니 제대로 운영하나보다 싶어

흔쾌하게 입장료를 냈다.

팜플렛이 소개한대로 동장대(연무대)부터 아들과 퀴즈내기를 하면서 '동북공심돈'으로 오르기

시작하면서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사람들이 아무대서나 막 들어오고 주차도 대충하고 구경을 하는 것이 보인다.

엥? 모든 관람객들은 주차장에 주차하고 매표소에서 표 끊어 구경하는 것 아니었나?

갑자기 조금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다.

 

 

'창룡문(동문)'으로 올라가는 널찍한 길을 통해서도 많은 관람객이 그냥 올라간다.

 

 

'창룡문' 은 각기 규모를 달리하는 내외 이중문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라는데,

바로 한쪽이 터진 옹성으로 되어 있는 바깥문도 언제나 사람이 쉽게 오가는 곳이다.

이처럼 화성 여기저기에 출입구가 있어 누구나 손쉽게 들고 나갈 수 있었다.

 

 

 

'창룡문'을 지나 '봉돈'으로 가는 길.

그 이면도로에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다.

 

 

화성내에 사는 주민들의 주차공간이지만 번호판을 보니 외지인들의 차들도 다수 있었다.

이곳은 주차비를 내지도 입장료를 낼 필요도 없다.

뭔가 불공평하고 허술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동남각루'를 내려서 예전 '남수문'이 있었다는 곳으로 나와보니 수원천변이다.

언뜻보니 수원천은 말끔히 정비된 것이 물도 깨끗해 보인다.

 

 

그러나 이내 눈살이 찌푸려진다.

하천변을 따라 상가들이 복잡하게 형성되어 있었는데, 문제는 하천변의 좁은 도로와 인도가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보다는 상점의 앞마당 쯤으로 사용된다는 점 일 것이다.

특히 두 사람이 겨우 교행할 만한 좁은 인도에는 사진처럼 쓰레기 봉투들이 쌓여 있어

그때마다 차도로 내려갔다가 올라가야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건너편에는 주로 가구점들이 늘어서 있는데.

 

 

이곳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인도는 주차장이 되고 가구점에서 내다놓은 여러가지 물건들의 적치장이 되기도 한다.

 

 

시에서 공사를 하다가 남은 파이프 같은데 약 20여 미터의 인도를 차지하고 있다.

 

 

 

수원천변을 따라가다보면 이런 쓰레기를 방치한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더구나 규격봉투도 아니기 때문에 쉽게 수거될 쓰레기도 아닌것처럼 보인다.

 

 

이런 쓰레기는 어디서 나온 쓰레기인지 쉽게 짐작이 간다.

수원천을 생태하천으로 조성했다고 자랑만하면 뭐하겠는가?

수원천 양 옆으로 조성된 도로는 시장 상가와 가구점 상가들이 대부분 점령하고

제 집 마당 쓰듯하는 탓에 정작 시민들은 화성의 아름다움과 수원천의 자연스러움을 느끼기보다

짜증부터 날 수 밖에 없다.

 

 

가구점 거리를 지나 '화홍문'에 가까와지자 조금은 한산해지고,

비록 인도에 자리를 깐 고추지만 도시에서는 보기드문 아련하고 따뜻한 모습도 있어 좋았다.

 

 

'화홍문'의 모습.

7개의 수문을 통하여 넘쳐 흐르는 맑은 물이 물보라를 일으켜 만든 무지개가 아름다운 곳이라  하여

수원 8경 중에 하나로 꼽는 곳이었다 한다.

 

 

그러나 유입되는 물이 적어서인지 바닥이 마르고, 그나마 흐르는 물도 악취가 나는 것으로 봐서

그리 깨끗하지도 않은 것 같았다.

사진을 자세히보면 떨어지는 물보라 밑으로 흙탕물이 이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정도다.

 

 

이렇게 말끔하게 보이는 수원천변이 왼쪽으로는 상점들이, 오른쪽으로는 가구점들이

어지럽게 난립해 수원천을 더럽히고 괴롭히는 형국이 됐으며 그 밑으로 흐르는 물은

외형적인 모습과 달리 생태공원에 걸맞지 않는 물이 흐르고 있어 그야말로 '빚 좋은 개살구'로

보인다.

 

 

 

'화홍문' 누각은 더위를 피하는 시민들의 공간이 되었다.

그러나 화성이 어떤 특정한 사람만이 누릴 수 없듯이 화홍문이 이렇게 대접받는 것도 바람직해

보이질 않는다.

 

 

 

그렇게 근 3시간 쯤을 휘돌아서 와보니 여전히 주차장은 그대로다.

왼쪽이 주차장인데 바로 옆 이면도로에 버젓히 주차하고 있다.

주차비를 내지 않는 것은 물론 누구하나 제지하는 공원측 사람도 없다.

이것이 화성관리사업소의 모습이다.

 

 

텅빈 주차장과 꽉찬 이면도로.

 

처음에는 내가 낸 주차비와 입장료가 화성을 위해 잘 쓰여지겠지 하던 긍정적인 마음이

화성 주변을 한바퀴 돌고 나서는 조금 달라졌다. 왜냐하면 현 화성관리사업소의 수준으로는

별의미가 없다고 생각이 들어서다.

화성이 굳이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라는 거창한 수식이 따르지 않더라도

엄연히 국보급 문화재로 국가,시 차원에서 적절한 관리와 보호가 필요한데도 눈가리고 아웅하는

수준이다.

그 넓디 넓은 화성 중에 단 한곳에서만 주차비와 입장료를 받는 것은 왠지 웃기는 일이다.

왜냐하면 '창룡문'쪽을 이용하지 않으면 주차비도 입장료도 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은 화성에 익숙치 않은 외지관람객만이  그 주차장에 와서 주차비와 입장료를 내게

만드는 꼴이 되었다. 멀리서 일부러 화성을 찾은 관람객에게는 조금 씁쓸하다. 

주차비야 그렇다쳐도 남 안내는 입장료를 내는 기분은 뭐랄까 조금 속은 기분?

아니면 불공평한 대접을 받은 느낌? 

좀더 현명하고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내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