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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삐딱하게 보기?

초겨울, 우울한 한옥마을 북촌(北村)

 

서울 중앙고등학교 정문에서 조금 북쪽에 위치한 언덕배기에서 본 한옥마을촌은 웬지

허름하고 스산하기 그지없다.

 

 

옛날에는 고관대작들이나 살았다는 그 유서깊은 마을도 세월 앞에서는 장사없듯이

'북촌한옥마을'이라는 지명이 무색할 정도다.

서울시는 2001년도 부터 옛 거주지 형태가 비교적 많이 남아있는 이 북촌 일대 보존하기 위해

'북촌 가꾸기 사업'의 일환으로 한옥등록제를 시행하거나 한옥 개보수 비용의 일부를 지원해

왔다고 하던데 그럼에도 북촌이 이 모양인 것은 쉽게 이해가 되질 않는다.

 

 

 

서울에서 유일한 전통한옥 밀집지역인 이 북촌에도 리모델링 작업을 통해 

보존가치가 있는 한옥을 외국인 전용 게스트 하우스로 사용하거나  갤러리, 출판사 등

독특한 지역성과 문화적 가치를 고려한 리모델링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이미 균형을 잃은 듯 보이는 북촌에 드리워진 짙은 그늘은

감추질 못한 것처럼 보였다.

 

 

난립하다시피한 다세대 연립주택들이 오히려 북촌마을의 주인처럼 보이고

 

 

그 다세대 주택사이에 끼여 있는 한옥은 그야말로 불쌍하고 초라하기까지 하다.

 

 

한시간 넘게 가회동, 원서동 일대를 돌아다녀도 한옥의 문을 여닫는 모습을

목격할 수는 없었다.

분명 사람이 사는 집일진데 사람의 체취를 느끼지 못하는 마을은 을씨년스럽다.

골목에 나란히 서있는 화분들만이 겨울 길목에서 마지막 생명을 지키고 있다.  

 

 

서울의 오랜 역사와 함께 해 온 '북촌'

1920~30년대에 지어진 가옥이 대부분이라는 유서깊은 동네는 그 역사적 가치와 의의로 인해

보존해야한다는 당위성이 제기되지만  북촌주민들에게 그러한 역사가 부담스러울지 모른다. 

오랜 세월은 그만큼의 낙후된 시설로 인해 곳곳에 생활의 불편을 감수해야 되기 때문일 것이다.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골목길은 아름다울지 모르나 북촌주민들에게는 불편 그 자체 일 것이다.

 

 

아무 특색없는 다세데 주택속에 파묻힌 한옥.

 

 

그리고 비가 새는지 비닐로 지붕을 덮어 쓰고 있는 이 한옥이 오늘날 '북촌 한옥마을'을

웅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옛것에 대한 정취를 잊지 않고 지키는 것은 비단 북촌사람들만 해야될 일은 아닐 것이다.

 

 

 

 

가회동에서 창덕궁 담벽을 따라 내려오니 이내 북촌한옥마을이 사라졌다.

 

 

LG상남도서관을 끼고 계동 헌법재판소 방향으로 내려오다보니 표지석이 하나 보인다.

 

 

광복 짓후 건국준비위원회를 결성했던 몽양 여운형 선생의 집터를 알리는 표지석이었다.

 

 

 여운형 선생의 집터에는 씩씩하게 유명브랜드의 아파트가 떡하니 들어서 있다.

 

 

외관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리모델링하여 독특한 지역성과 한옥의 아름다움을

지키겠다는 입에 발린 소리는 곳곳에서 새고 있었다.

이 골목에서 그나마 보이는 몇채의 한옥도 모두 식당으로 간판과 가스배관만큼이나 흉물스럽다.

 

 

 

 조금 더 옛 정취를 느낄 수 있을까해서 찾은 '북촌문화센터'

 

 

 

 평일이라 그런지 조용했지만 깔끔하게 정리정돈이 되어있다.

 

 

 

 

 평면적이기나 하나 찬찬히 살펴보면 문화체험관으로서의 역할은 충분해 보인다.

 

 

 

 

뒷채를 둘러보니 관리인들이 거주하는지 인기척이 있다.

그러나 비교적 지저분하다. 관광객들이 여기는 안보겠지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나오는 정문 입구에 빨래도 널어 놓았다.

어울리지 않는 일이다.

 

 

멀리서 볼때는 큼직하고 꽤나 한옥의 형태가 아름다워 종종 걸음으로 확인해 보니...이런

역시나 기념품을 파는 가게와 식당으로 사용하는 건물이었다.

 

 

그리고 안국역에 도착해보니 그 높고 넓은 한옥마을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북촌을 지키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