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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숨은 리얼리티 찾기 쇼

리얼리티 쇼에 리얼리티를 기대하지 마라.
 

  바야흐로 리얼리티의 시대다. 쇼 프로그램부터 시사다큐까지. 프로그램에 장르를 불문하고 ‘리얼리티’ 형식이 도입되고 있다. 그 대표주자인 리얼리티 쇼 역시 건재하다. 과거 산장미팅류의 프로그램부터 최근 ‘아찔한 소개팅’ 까지 리얼리티 쇼는 명맥을 이어왔고,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그 수가 꽤 늘어났다. 지상파에서 케이블까지, 물 건너온 것부터 국내에서 제작된 것까지. 여기저기서 다양한 형태의 리얼리티 쇼를 볼 수 있다. 리얼리티 쇼는 연예인들의 인위적인 모습을 보는 대신 주변에 있는 일반인들의 솔직한 모습을 볼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어디 그런가? 그 속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리얼리티 쇼는 과연 얼마나 리얼할까? 최근 방영되고 있는 엠넷의 ‘조정린의 아찔한 소개팅’에서는 프로그램 내에서 헐뜯으며, 안 좋은 사이를 보여줬던 출연자들이 미니홈피에 다정하게 올린 사진이 화제가 되며 그 프로그램 내에서의 리얼리티가 의심받은 일이 있다.  이런 일은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있던 일은 아니다. 리얼리티쇼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는 ‘데이트 경험’, ‘블라인드 데이트’의 작가들이 자신들이 편집을 통해서 엉뚱한 커플을 만들고, 대사까지 직접 써가며, 쇼를 이끌어 왔다는 것을 밝힌 적이 있다.


  사실 이러한 사례가 아니라 해도, 리얼리티 쇼의 설정 자체가 절대로 리얼할 수 없는 작위적인 설정이다. 리얼리티 쇼는 ‘비현실적’ 공간에 처한 사람들의 일종의 상황극이다. 킹카/퀸카가 여자/남자후보를 버스에 태워서 줄줄이 데리고 다니면서 데이트를 하거나,(엠넷, 조정린의 아찔한 소개팅) 남자친구가 보는 앞에서 다른 남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끈적끈적하게 행동해야하는 상황을 출연자에게 제공한다.(XTM, S)

 

 

   분명 리얼리티 쇼는 직업 배우가 아닌 일반인들이 그들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쇼이기는 하지만, 그 룰과 상황설정이 이미 인위적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일상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소재들이 리얼리티쇼의 대상이 된다. 물론 상황설정부터가 자극적이어야 시청자의 관심을 끌고 호기심을 주겠지만, 상황설정들이 지나치게 작위적이어서는 리얼리티 쇼의 기본인 그 리얼리티가 훼손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리얼리티 쇼는 거기에 더해 솔직하지도 못하다. ‘리얼리티’를 표방한 쇼들이 결국 있을법한 이야기만을 재확인하고 있으며, 자연스러운 돌발 상황이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한 상황을 만들 만한 출연자들을 출연시키지도 않고, 상황을 주지도 않으며, 설사 그런 것이 있다 하더라도 편집에서 걸려져 나갈 것이 뻔하다. 결국 리얼리티 쇼에서 우리가 보는 것은 우리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의 ‘리얼리티’일 뿐이다. SBS의 ‘내일은 모델퀸’에서 출연자들은 하나같이 서로를 칭찬하고, 아쉽다, 부럽다, 더 잘하겠다는 소리만을 반복한다. ‘아찔한 소개팅’에서 싸가지 없어 보이는 킹카 녀석은 ‘강북필’ 운운하며 이슈를 만들어 낸다. 결국 반전은 없다. 진정한 리얼함도 없다. 이것이 현재 우리나라 리얼리티 쇼이다.

 

  또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는 누군가를 응원 하고, 떨어지기를 바라기도 하며, 시청자가 출연자와 함께 공감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 우리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는 등장인물들에 공감할 수가 없다. 출연진들은 시청자와 가깝기 보다는 방송국 쪽에 가까운 이들이 많았고, 짜고친다는 의혹도 계속해서 있어왔다. 게다가 리얼리티 쇼에 출연하는 인물들은 왜 그렇게 일반인과는 거리가 있는지. 이런 리얼리티 쇼가 공감받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의 쇼 프로그램은 볼만하다. 적당히 자극적이고, 적당히 재미있다. 가끔 대박을 터뜨리는 프로그램도 있고, 외면받고 조용히 사라지는 프로그램도 있고, 다양한 쇼 프로그램들이 우리의 시선을 끌고자 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리얼리티 쇼들이 흐름을 타고 있다. 지금의 리얼리티 쇼들도 그냥저냥 볼만하긴 하다. 그렇지만 딱 그정도 일뿐이다.


  나는 리얼리티 쇼를 제작하는 분들게 바란다. 앞으로 더 다양하고, 더 많은 리얼리티 쇼를 만드실테니 신경좀 써달라고 말이다. 등장인물들에 공감하며 응원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정말 솔직한 프로그램을 보며 놀라게 해달라고, 짜임새 있는 설정과 캐릭터를 통해서 최소한 허섭하다는 느낌은 받지 않고 즐길 수 있게 해달라고 말이다. 부디 아슬아슬한 리얼리티와 작위성사이의 줄타기에서 떨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출처 : 대학생 기자단
글쓴이 : 버스터무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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