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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e a Difference!

나눔의 문화 나눔의 사회를 만들자

대한성공회 송경용(42) 신부. 노숙자와 불우청소년들의 수용시설인 나눔의 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는 8월7일부터 열흘간 벤처사장 10명과 함께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미국 방문의 목적은 펩시콜라 회장과 미국의 유명 벤처사장들을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기여문화가 일찍부터 정착된 미국 기업으로 그 정신과 방법을 배우자는 것이었습니다. 시민·사회단체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하는 20여명의 인사들도 함께 나섰습니다.

송 신부는 지난해 10월부터 벤처들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이제는 벤처들의 나눔 문화를 일궈나가는 전도사가 됐습니다. 벤처들이 대기업 위주인 산업구조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면, 부의 분배방식도 근본적으로 달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입니다.

반드시 그의 영향 때문이라고 하기는 어렵겠지만, 테헤란밸리의 벤처들 사이에서는 대형 복지재단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가 자주 나옵니다. 벤처기업협회(회장 장흥순 터보테크 사장)도 거액을 출자해 공익재단을 만들자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4월에는 KTB네트워크와 다음, 옥션 등 25개 유명 벤처기업들이 모여 100억원의 기금으로 사회복지법인 `아이들의 미래'를 설립했습니다.

인터넷채팅사이트인 `하늘사랑'(www.skylove.co.kr)의 나종민 사장과 임직원들이 10억원을 모아 만든 사회복지법인 하늘사랑도 6월 문을 열었습니다. 나 사장은 나눔에 대해 약간 독특하게 얘기합니다. “회사를 시작할 때 제가 가질 수 있는 부의 최대치를 5억원으로 잡았습니다. 그이상 번 돈을 제 돈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제 돈이 아니니까, 당연히 나눠야죠.”

송 신부는 요즘 새로운 일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벤처기업협회와 함께 벤처와 NGO를 연결시키는 일입니다. 21세기의 한국을 이끌어 나갈 주역이 벤처와 NGO이기에, 둘의 만남이야말로 미래를 기약하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벤처나눔'이라는 이 사업은 네띠앙(www.netian.com)이 장을 마련하게 됩니다. 인터넷을 통해 NGO들의 활동을 알리고 벤처들과 네티즌들이 NGO 사업과 재정에 직접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입니다.

벤처들의 출연은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5월초에는 생명공학기업인 마크로젠의 서정선 사장(서울의대 교수)이 모교인 서울대에 연구자금으로 시가 100억원대의 주식을 기증했습니다. 이만한 액수에 미치지는 않지만 벤처기업가들의 대학에 대한 기증은 줄을 잇고 있습니다.

전자상거래사이트인 이웹21(www.eweb21.com)도 지난V 3월부터 백혈병어린이돕기 모금을 시작해 5월까지 3600여만원을 모았습니다. 덕분에 두명의 어린이 백혈병 환자가 새 생명을 얻었습니다.

네띠앙은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와 손잡았습니다. 장기기증운동 캠페인을 펼쳐 7천명에 이르는 네티즌들의 서약을 받았습니다. 국제환경운동가 대니 서의 활동을 지원하는 캠페인도 벌입니다. 보육원 등 정보화에 소외된 지역에 컴퓨터를 보내는 `사이버 사랑의 모임' 운동도 꾸준히 진행합니다.

메디슨의 이민화 회장(현 벤처기업협회 고문)은 벤처들의 나눔 문화가 `치장'이 아닌 필수적인 `조건'임을 주장합니다.

“대기업들이 한강의 기적을 만든 주역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부를 분배하는데 인색했기 때문에 국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어요. 벤처들은 두번째의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벤처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야 합니다.”

그는 벤처 후배들에게 `국민에인절드'의 구성을 역설합니다. 온국민들이 벤처의 부를 나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벤처와 NGO의 자매결연, 공익재단 등도 그가 자주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공익기금연대'나 미국식의 `공동기금'(커뮤니티파운데이션)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어차피 나눔이라는 같은 목적 아래 재단을 만든다면, 재단 운영비를 따로 쓸 필요없이 한 재단 아래 서로 다른 기금을 설치해 운영비도 아끼고 효율도 극대화하자는 것입니다.

부작용도 있습니다. 일부 벤처인들은 사재로 기금을 내는 게 아니라 회사돈으로 생색을 내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코스닥이 침체에 빠져 주가가 떨어지자 공익재단 출연이 멈칫하기도 했습니다. 지나칠 만큼 회사홍보용으로 내세워 나눔을 위한 것인지 홍보를 위한 것인지 헷갈리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름대로 분배의 패러다임을 바꾸려고 애를 쓰고 있는 점은 알아주었으면 해요. 구시대의 패러다임은 `파이론'이었습니다. 나누기 위해서는 먼저 키워야 한다는 거죠. 지금의 패러다임은 `씨앗론'이라고 봅니다. 처음부터 함께 키워나가자는 거죠.” 한 벤처사장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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