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 일 : 보나티산장 (Rif Bonatti 2150m)
- 아르누바 (Arnuva 1769m)
- 에레나산장 (Rif Elena 2062m)
작은 도미토리룸으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리셉션에 문의를 했더니 이미 작은 룸은 단체로 예약이 되어 있어 혼자이거나 예약이 안된 사람들은 어제 사용한 20명 정도 수용 가능한 큰 도미토리 룸밖에 배정이 안 된다고 한다. 그래서 잠시 생각하다 다시 출발하기로 마음을 바꾼다. 괜한 고집!!! 쉬어야 하는데
대부분 산행을 계획한 사람들은 이미 출발하고 내가 제일 늦은 것 같다. 그래도 사람들은 La foly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위로 갈까 아래로 갈까 고민하다 어제 사핀 고개를 지나는 윗길로 오르다 고생한 것이 생각나 아랫길을 선택한다. 아랫길은 자동차가 다니는 페레트 계곡(Val Ferret)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지그재그의 숲길로 40분 정도 내려오니 차도와 만나고 버스정류장 표시도 있다. 그런데 Arnuva까지 가는 버스가 지나간다. 1시간에 1대꼴로 차가 다니는데 조금만 기다렸으면 타고 갈 수도 있었겠지만 그냥 걷는 것도 괜찮았다.
1시간 정도 걸어니 주차장이 나타나고 이곳에서 다시 조금 더 걸어 산 길로 접어들면 왼편의 차와 말이 다니는 길과 산쪽으로 올라서면 지그재그의 능선길의 목적지는 둘 다 에레나 산장이다.
능선으로 올라서 40분을 걸어 산장에 도착하니 규모가 상당히 큰 에레나 산장이 보이는데 산장 앞에는 트리엔트 빙하를 앞에 두고 멋있게 서있다. 트리오레트봉과 빙하를 보러 차를 타고 온 행락객들로 만원이다. 산장 레스토랑에 앉으니 빙하가 창 가득 들어온다. 보나티에서 같이 식사를 했던 사람들이 역시나 이미 도착하여 차를 마시고 있다.
보나티산장를 내려오면서 에레나에서 오늘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12시도 안되었지만 배낭을 내려놓는다. 이 곳도 그룹등 예약이 많아 베드가 입구쪽이다. 규모가 가장 큰 산장이다. 이탈리아에서 온 클라이머 세사람과 같은 구역의 침대를 사용하게 되었는데 움직임이 조용하고 주위를 배려하여 신뢰가 같다. 룸을 청소하는 동안 맥주를 한 잔하고 내일 코스를 연구하며 오랜만에 홀까분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오후 내내 자고나니 컨디션도 좋아진 것 같고...
그러데 저녁식사로 나온 스파게티를 먹는데 순간 속이 거북하여 토하고 있자니 엘렌이 걱정이 되었던지 뒤따라 와서는 재빨리 홍차를 가져와 마시라며 준다. 따뜻한 홍차가 들어가니 속이 좀 진정되는 것 같았다. 아마도 피로가 누적되어 위경련이 일어난 것 인지.... 암튼 처음 경험하는 일이라 좀 당황스럽기도 했다. 시작부터 허리통증으로 시달린 피로가 누적된 것인지.... 암튼 컨디션이 안좋으니 기분만 다운된다. 내일은? 배낭이 아닌 새로운 짐들이 속속 출현한다. 허리통증, 무릎통증 이제는 위경련까지 .. 그래도 가야하고 끝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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