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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와 나

중국 서부 극지 를 가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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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출고시간 :2005-10-25 오후 6:59:05
URL : http://www.itimes.co.kr/News/Default.aspx?id=view&classCode=407&seq=229158
대자연의 파노라마 문을 두드리다
상상밖으로의 도전, 중국 서부 극지를 가다(1)
 중국의 고대문화는 동으로는 한반도, 서로는 유럽까지 영향을 끼쳤다. 일국의 문화가 아시아와 유럽을 관통하는 데에는 문명교류를 위한 인간의 의지와 도전이 있었으며, 그것은 마침내 지구상에서 가장 험난한 대지에 길을 뚫었다. 2000년을 넘게 동양과 서양의 가교로 문화와 경제를 이어왔으며, 수 천년이 지난 오늘에도 여전히 치열한 삶의 터전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이 곧 실크로드다.
 낙타가 걸었던 곳, 대상들이 걸었던 그 실크로드를 자동차로 다시 간다. 한중자동차문화교류협회는 (주)쌍용자동차로부터 전문레이서 팀과 차량을 지원받아 탐험대를 구성하고 지난달 27일 인천항을 출발, 중국 서부극지 대탐험에 나섰다. 중국정부의 비공개 원칙에 따라 오랫동안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었던 지구상의 마지막 오지와도 같은 곳 서부지역을 찾아 그 곳에 숨어 있는 수 천년 전 고대왕국의 신비, 극한지대에서 문명을 등지고 살아가는 소수민족들의 삶과 역동하는 서부대개발의 현장을 통해 오늘의 중국을 보기위함에서다.
 위하이에서 출발, 중국대륙의 중원을 가로 질러 만년 설산 티벳고원과 죽음의 땅 타클라마칸 사막을 거쳐 청해성에 이르기까지 20만㎞에 이르는 길을 한국의 자동차로 탐사하는 여정은 실로 상상 밖으로의 도전이다. 이번 장정에서 탐험대원으로 함께 떠난 백민섭 전 경인방송 PD의 글을 통해 매주 한차례씩 현지에서의 생생한 모습을 지상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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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웨이하이∼지난∼정저우∼시안
 2000년을 넘게 동양과 서양의 가교가 되었던 길. 동서양은 이 길을 의지해 오랜 세월 문화와 교역이라는 이름으로 밀애를 나눠왔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침략과 압제라는 굴레가 쳇바퀴처럼 돌던 곳이기도 하다. 가도 가도 끝을 알 수 없는 아득한 길. 지친 몸을 기대 쉴 나무 한그루 없고 하늘을 나는 새 조차 찾아 볼 수 없는 죽음의 땅. 그 옛날 우리보다 앞선 이들의 흔적을 이정표 삼아 탐험대는 지금 그 천형의 땅 위를 달리고 있다.
 실크로드는 과거의 영화로움에 굳어진 화석도 아니고 박물관도 아니다. 이름을 남기지 못한 숱한 구법승과 대상들의 뼈가 모래알처럼 흩어진 이 곳은, 수 천년의 세월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의 치열한 삶의 터전으로 존재하고 있다. 21세기, 실크로드와 티벳을 비롯한 서부는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잊혀진 기억을 더듬어, 과거에서 잠을 깨기 시작한 중국이 용틀임하고 있다. 그 현장을 보기 위해 우리는 달리고 또 달린다.
 중국에서 첫 출발점인 웨이하이(威海)에서 지난(濟南)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도로상태는 수년전부터 시작한 서부대개발의 영향으로 양호한 편이지만 여기저기에서 크고 작은 공사가 끊이질 않는다. 그래서 중국의 지도는 믿을 것이 못된다는 혹평도 듣는다. 그러나 이내 교외로 들어서면 바닷가 주변에는 황토흙을 개간해 만든 양식장이 길게 늘어서 성업중이고 곱게 정리된, 지평선 같은 밭이 끝없이 펼쳐진다. 대부분 한국 수출을 겨냥한 계획농사라니 그 규모에 기가 찬다. 거기서 나는 옥수수와 감자 그리고 과일들이 올 겨울에도 어김없이 한국시장을 공략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때때로 고속도로 옆으로 획일화된 마을들이 건성으로 스쳐지나 가는 것이 우리네 60~70년대 새마을 운동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눈에 띄는 하천의 곳곳은 모래채취가 한창이고, 채석작업으로 흉물스럽게 고속도로변에 널부러져 있는 돌산도 하나 둘이 아니다. 개발은 또 다른 폐해를 만들고 있었다. 지난이 가까워질수록 방직, 제철공장들이 불쑥불쑥 나타났다 사라진다. 웨이하이에서 보았던 맑고 푸른 하늘은 온데간데없이 스모그에 공기까지 탁해진다.
 춘추전국시대의 중심무대였다는 지난은 그렇게 다가왔다.
 저녁부터 몰려든 대형트럭 때문에 길이 막혀 늦게 도착한 시내. 빗발이 조금 굵어지며 길은 진창이 돼 버렸고, 시내로 통하는 10여㎞의 대로에는 가로등 하나없어 이곳이 정녕 지난이 맞나 싶을 정도다. 칠흙 같은 어둠속에 희끄무레 보이는 성 같은 건물이 꽤 많이 보였는데 이제 짓는 중이거나 갓 지은 호텔만이 유령성처럼 네온사인을 밝히고 있다. 우리에게 꽤나 크고 활발한 신흥공업도시로 알려진 것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다.
 다음날 우린, 텅빈 도시 같은 지난을 빠져나와 정저우(鄭州)로 가는 고속도로에 접어 들었다.
 짙은 안개와 비로 모두 긴장하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특장차(어떤 것은 1t 트럭 16대를 실은 경우도 있다)라는 공룡이 수십t의 화물을 싣거나 사이드 미러가 아예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짐을 빼곡히 실은 차들이 하중을 이기지 못하고 기껏해야 시속 50~60㎞로 고속도로를 점령해 버렸다, 더구나 브레이크를 밟지 않는다는 운전습관과 수천㎞에 이르는 장거리 주행의 피로는 곳곳에 전복, 충돌사고를 내 고속도로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도로도 성할 날이 없어 곳곳에서 차는 고장을 수리하고 길은 덧칠하기에 바쁜 것이 중국의 고속도로다. 그래서 ‘중국의 길은 공사 중’이고 여전히 바쁘다. 그 일차적인 원인이 과적임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이 같은 현실을 중국정부도 잘 알고 있지만 경제발전의 첨병이요 서부개발의 주역인 그들을 쉽게 막을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중국의 고속도로는 지루하다. 주변 경관이나 환경이 바뀌지 않고 모두가 똑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찬찬히 살펴 보면 새로움이 숨어 있고 지혜를 보인다. 고속도로 주변 바람이 센 들판에 3겹이상 켜켜히 늘어선 나무들이 방풍림 역할을 톡톡히 할 뿐 아니라 아름다운 환경도 꾸며 주고, 토양의 사막화 현상도 막아 주는 일석삼조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 사이사이에 조그마한 연못을 만들어 농수로 활용하는 지혜를 볼 수 있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지난에서 시작한 집단 옥수수 밭이 1천 ㎞를 달려도 마치 똑 같은 그림을 그린 듯 펼쳐져 있고, 그 다음 100㎞가 밭이면 200㎞는 논을 보고 달렸다는 것이다. 중국이 얼마나 넓고 커다란 잠재력을 가진 것인지 피부로 느껴지는 일이다.
 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리고 200㎞나 펼쳐진 논에는 노랗게 물든 벼이삭이 안개비에 젖어 수줍게 숨어있다. 그 끝에 정저우가 있다. 교통이 중심지인 중화의 중원. 어디 가나 과거에 말을 달렸음직한 벌판에 성곽이 보이고 소림사, 법왕사 등 고찰이 있으며 뤄양, 카이펑 등 과거 중국의 수도였던 곳. 덩샤오핑이나 장쩌민도 정저우를 비롯한 허난성 각 도시는 중국 역사의 중심이라고 했다. 서부 대개발의 두 중심지, 즉 시베이의 시안(西安)과 친링산맥을 넘어 시난의 청두(成都)를 잇는 고속도로를 건설 중이다. 이 중심에 정저우가 있는 것이다.
 정저우를 단숨에 지나 30분 정도 달려 삼문협에 이르니 멀리 누런 황하가 눈에 들어온다. 언뜻 보아도 그 폭이 한강의 몇 배는 됨직한 거대한 몸통이다. 황하! 칭하이(靑海)성 바예카라산맥에서 발원해 장장 5천400여 ㎞를 흐르는 이 강은 한족과 소수민족들의 젖줄인 동시에 문화의 원천이기도 하다. 그동안 저 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웃기도 하고 울부짖기도 하였을까. 과거 3천년 동안 1천500회 이상 범람해 제방을 무너뜨리고 26번이나 물줄기를 바꾸었다는 그 황하가 눈앞에서 이름처럼 무겁고도 느리게 흐르고 있다.
 해는 떨어지고 아직도 가야할 길은 200여㎞. 느린 특장차들을 요리조리 곡예를 하듯 달린 끝에 3시간여 만에 닿은 곳. 시안(西安)의 불빛이 가까운 곳에서 우리를 맞고 있었다. 11개 왕조가 수도로 삼고 70여명의 황제가 살았다는 3천년 역사의 중심지 서안. 머나먼 실크로드의 출발지이기도 한 서안에 어둠과 피곤함이 뒤범벅이 된 채 도착할 수 있었다. /주관=한중자동차문화교류협회
 /협찬=쌍용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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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민섭 PD는…
 
 ▲제일기획 뉴미디어팀 역임/ 특집 다큐 ‘허영호의 오세아니아 대탐험’, ‘아시아리포트’ 제작
▲(주)인천방송 리얼다큐제작 팀장 역임(6mm시스템을 최초로 지상파 방송에 도입)/ 리얼TV ‘경찰24시’, 리얼스토리 ‘실제상황’, 연중기획 ‘세계의 고산시리즈’, 특집 다큐 ‘가수리, 그곳엔 사람이 있었네’, 자연다큐 ‘2001, 시화호’ ‘ 2002, 시화호’, 자연다큐 ‘노랑부리백로’ 기획·제작
▲현재 경인지역 새방송사 설립준비위 지원처장
▲방송21 대상 청소년부문 대상, 엠네스티 언론상, 민주언론상, 방송위원회 대상(프로그램 기획 부문), 홍성현 언론상,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 수상(200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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