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실크로드를 가다] 월남엔 월남치마가 없다 |
입력: 2006년 01월 11일 17:55:45 |
: 1 : 0 |
|
베트남에는
월남치마도 월남붕어도 없었다. 1960년대 후반~70년대 중반 한국에는 중년 여성들 사이에 ‘월남치마’란 의상이 널리 유행한 적이 있다. 띠를
대신해 허리 부분에 고무줄을 넣었으며, 통이 크고 자락이 발목 부근까지 내려오는 긴 치마였다. 지금도 ‘아줌마’들이 더러 입을 정도로 긴
생명력을 가진 이 치마가 왜 ‘월남’이란 수식어를 달고 다닐까.
‘월남(越南)’은 베트남의 한자어 표기다. 그래서 이 치마가
베트남으로부터 들어온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탐험대는 베트남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없었다. 인구의 87%를 차지하는 다수민족인 비엣족은
전통의상으로 ‘아오자이’를 즐겨 입으며 이런 모양의 치마는 입지 않았다.
현지 교민 정학수씨(51)는 “이 치마가 한국에서 가장
널리 유행한 시기가 베트남전쟁 당시인 1960~75년과 거의 일치한다”며 “국군이 대거 파병돼 베트남에 대한 관심이 높은 때였으므로 ‘월남’이란
단어가 붙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월남붕어도 마찬가지다. 베트남의 강과 호수에는 이 물고기가 서식하지 않았다. 이 어류의 정식
이름은 ‘블루길’이다. 우리나라는 1969년 일본을 통해 처음 도입해 한강에 방류하면서 전국적으로 널리 퍼져 나갔다. ‘월남붕어’란 이름이 붙은
것도 도입 시기가 베트남전쟁이 한창일 때였고 생김새가 붕어와 비슷하기 때문으로 탐험대는
추정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