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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물의 도시

[스크랩] 쑤저우(05/08/26) 2

8월 26일(금) 오후

 

쑤저우의 길거리는 자전거가 넘친다. 워낙 자전거가 많다 보니 자전거 전용 도로가 있으며 교차로에는 자전거용 신호등이 따로 있다. 상해도 마찬가지지만 쑤저우는 대부분 평지인 탓에 언덕이 없어 저전거로 다니기에 좋은 곳이다. 워낙 자전거를 위한 교통시설이 잘 되어 있어 승용차 무서워 자전거를 못 타고 나서는 서울과는 다른다. 자전거에 발동기를 단 페달 달린 스쿠터 같은 것도 있는데 젊은 아가씨들이 이런 걸 많이 타고 다닌다. 아무래도 자전거보다는 타기가 편한 걸 같다.


 



아래 사진의 우측 신호등은 자전거용 신호등이다. 자전가 좌회전, 직진 신호 및 37초 남았다는 신호이다.


역사 유물이 가득한 관광지답게 소주에는 고층건물을 지을 수 없으며, 고층아파트도 7층을 넘길 수 없다고 한다. 인력거도 영업을 하고 있는데 택시보다는 벌이가 못 할 것 같다. 역시나 인력거 기사님 대낮에 운행을 포기하고 신문지 깔고 앉아 열심히 신문 보신다. 


 


 

이곳의 택시는 기사석 주위로 보호대가 있다. 택시강도 등을 예방하기 위한 장치인데 운적석 뒷부분과 우측으로 쇠막대와 플라스틱판이 둘러져 있다. 택시 요금도 영화표 사듯 조그마한 구멍으로 주고 받는다. 공안천국이라고 할 정도로 치안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곳이다 보니 택시에 대한 안전 유지도 철두철미하다고 느껴진다.


 

점심식사 후 실크공장 견학을 나섰다.  쑤저우는 예로부터 뽕나무가 잘 자라 비단제조가 뛰어났다고 한다. 이곳 아낙들은 뽕나무로 누에치고 누에에서 실 뽑아 비단을 만드는 게 일이고 남자들은 고운 비단을 들쳐 메고 곳곳으로 비단장사를 떠난다.
이곳에는 검은 기아와 흰 벽을 가진 집들이 많다. 그리고 이런 집들의 지붕 양끝이 삐죽 튀어 나왔는데, 이는 장사 나간 서방님을 기다리는 아낙의 "기다리는 마음(귀)"라고 한다. 비단 팔러간 남편이 오시기를 기다리며 최대한 두 귀를 쫑긋 세우고 남편의 발자국 소리를 듣기 위해서라고 한다. 버스를 타고 시내를 지나치며 하나같이 검은 기와와 흰 벽, 쫑긋 세운 귀를 가진 집들이 즐비하게 놓여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비단공장은 공장견학이라기 보다는 비단과 솜을 관광객에게 팔기 위한 장소로 느껴진다. 먼저 이곳에서 생산된 비단으로 만든 옷으로 패션쇼를 한다. 쑤저우의 미인들은 모두 여기 모여 있다고 느낄만큼 예쁜 미인들이 비단옷을 입고 10여분간 패션쇼를 하고 나면, 장소를 옮겨 누에에서 실을 뽑아 비단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데 너무 빨리 진행되어 궁금증을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리고 장소를 옮겨 이곳에서 만드는 솜을 파는 곳이 나오는데 솜과 비단으로 만든 이불이 약 20만원 정도이다. 한국보다는 싸다고 하는데 중국에서 만든 이불이 이렇게 비쌀 수 있을까 싶어 사지는 못 하겠다. 이곳의 솜은 한국에도 수출된다고 하며 한국에서도 명품으로 알아준다고 한다.
비단공장을 나서며 가까운 곳에서 오래된 탑을 보았다. 탑 주위로 철구조물을 세우고 있는데 탑은 낡아 보이지 않아 이 철구조물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아내기가 어려웠다. 기와 등 구조물을 일부 보수하기 위한 것 같기도 한데 이렇게 까지 뺑 둘러 철구조물을 쌓아 올릴 필요가 있나 싶었다. 궁금증을  결국 풀지 못 하고 다음 목적지인 발맛사지장으로 향했다.


 

가이드의 안내로 발맛사지장에 들어섰다. 일행 6명이 모두 한방에 들어가 안락의자에 앉아 있으니 잠시후 아주 어려 보이는 아가씨들이 들어와 양말을 벗기고 바지를 걷어 올린후 맛사지를 한다. 향이 짙은 향료를 물에 타 거품을 만들고 발을 맛사지 하는데 거의 한 시간 동안 계속된다. 맛사지를 하는 아가씨들은 외형으로는 고등학교 2학년도 안 되어 보이는데 살색이 까무잡잡해 중국에서도 동남아에 가까운 곳에서 온 민족같다. 워낙 어려 보여 애뜻해 보이기까지 해서 나중에 팁을 후하게 주었는데 가이드의 말로는 모두들 20세 이상의 아가씨들이라고 한다. 단지 어려 보일 뿐이란다. 하지만 이를 믿을 수 없었다. 가이드는 어린 학생들과 같은 소녀들이 돈 벌러 나온 것에 중국의 인권을 부끄러워하여 나이가 많은 아가씨들이라고 했을 것 같다. 

일행들과 아가씨들의 나이 이야기를 하며 모두들 어린 학생이라는데 동감하였다. 우리나라도 6-70년대에는 서울에 돈벌러 올라온 어린 학생들이 많았듯이 이곳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그 당시 우리나라도 먹여만 주면 식모살이를 마다않는 어린 여학생들이 많았다던데..
한 시간동안 정성들여 맛사지를 해 주어 피곤이 모두 가신다. 돈도 6달러 정도라고 하니 비싸지도 않다.
발맛사지장 건물 앞에는 양 옆으로 거대한 사자상이 목에 붉은 리본을 달고 큰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 건물주변에 사자상을 세운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 발맛사지장 건물 앞에서도 사자상이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여행기간 동안 가는 곳 마다 혹 주변에 사자상이 있나 찾게 된다.


 

쑤저우를 떠나 항저우로 이동한다. 항저우로 이동하는 2시간 동안의 이동중에도 고속도로 주변에는 산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10마지기가 넘게 크게 경지정리가 된 들판에 논과 밭이 있고, 연잎이 가득한 저수지가 있고, 논에 물이 가득한 양식장이 있다. 처음엔 논에 물이 가득한 저수지의 용도를 몰랐다. 단지 논에 물을 대기 위해 만든 저수지려니 생각했는데 보면 볼수록 논보다도 저수지가 많은 것이 아닌가. 도저히 궁금해서 견디다 못 해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연잎이 두둥실 떠 있는 저수지는 연을 양식하는 양식장이고, 그냥 물만 가둬 놓은 곳은 새우 양식장이란다. 연은 연줄기, 연뿌리, 연열매 등 버릴 것이 없이 다 먹기 때문에 좋은 농작물이 된다고 하며, 가재같기도 한 민물새우는 즐겨먹는 반찬으로 시장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다고 한다. 연 양식장에 연꽃이 피면 엄청난 장관이 펼쳐질 것 같다며 그 시기가 지나 버린게 아쉽기만 하다. 
고속도로는 너무도 반듯하다. 조금도 커브길이 없이 평면 TV에 잣대를 대고 밑줄 하나 그어 놓듯 고속도로가 만들어져 있다. 산이 없는데다 사회주의 국가라 토지소유를 인정하지 않으니 토지보상문제도 발생하지 않아 말 그대로 땅에다 선만 그리면 곧 바로 도로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버스는 달려 항주에 도착하여 항주 시내를 달린다. 금요일 퇴근시간이다 보니 길거리는 퇴근하는 직장인들로 가득하다. 수 많은 자전거와 신호등이 있으나 마나한 교통 지옥, 그리고 길거리마다 가득한 인파, 정말이지 여기보다는 서울이 훨씬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퇴근시간이라 그런지 대중교통이 모두 북적거리는데 2층 버스, 2칸 굴절 전철 등 특이한 교통수단도 눈에 띈다. 항주는 절강성의 도읍으로 인구가 670만명이나 되는 큰 도시다.
한식당을 찾아 저녁 식사를 하였다. 된장찌개와 김치찌개를 시켰는데 음식이 너무 짜 다시 해 주도록 요구하여야 했다. 돼지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하고 차는 달려 보성호텔로 이동했다.  


한식당 앞 간판 : 한글과 함께 쓰인 한자도 정말 재밌다. 

  
호텔에 짐을 풀고 혼자 밤거리를 거닐어 보았다. 호텔 뒤로 꽤 많은 거리를 걸었는데 작은 상점들은 이미 문을 닫은 곳도 있고 문을 연 곳은 하나같이 가게 앞에 원형 테이블을 놓아 두고 가족들이 카드놀이를 즐기고 있다. 이들의 카드놀이는 우리와 틀려 손에 여러 장의 카드를 들고 있어 포카나 훌라 같지도 않고 어떻게 하는 건지 모르겠다.
어두운 밤거리는 밤거리대로 으쓱하고 가게사이로 가끔 골목이 있는데 그 골목 안쪽에는 칠흑같은 어둠이 있지만 가끔씩 퇴근하는 사람들이 지나가는 걸 보니 집이 있나보다. 하지만 너무 어두월 집이 얼마나 있는지 가늠하기가 힘들다.
호텔에서 길을 건너 상가 밀집지역으로 가다 보니 최근 오픈한 듯한 큰 할인마트가 있어 들오가 보았다. 온갖 공산품과 농산품을 파는게 우리 나라의 킴스클럽 같은 곳이다. 물건 값은 정말 싸다. 우리나라 할인 마트도 다른 곳에 비해 물건 값이 싸다지만 이곳은 우리 나라의 최소한 1/3 가격이다. 중국식 스넥이 보통 150원 상당이다. 여러 물건 구경과 가격 구경을 하고 나왔다. 좀 더 멀리 가니 선술집도 좀 있고 미용실이 많이 나타난다. 미용실마다 늦은 시간이라 가게를 정리하는데 남녀 젊은이들이 너무도 많다. 미용사도 인기 직종인가 보다. 아니면 인간이 많다 보니 어디든 사람이 넘치는 건지도...
혼자서 다니다 보니 좀 심심하기도 하고 저녁이라 사진 찍기도 어렵고 하여 호텔에 들어와 중국에서의 둘째날에 잠을 청한다.   

출처 : 나는 나다
글쓴이 : 나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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