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진(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
Ⅰ. 글을 시작하며
일반적으로
저널리즘은 뉴스를 수집하고 편집하여 대중에게 보여주는 행위나 이러한 행위 주체인 뉴스 매체 또는 이러한 행위를 연구하는 학문적인 활동을
가리키기는 다의적인 용어다. 미디어의 관점에서 보면, 신문 저널리즘의 뒤를 이어 TV 저널리즘이 등장했고 최근에는 온라인 또는 디지털 저널리즘이
사회적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TV 저널리즘에서 제작 주체와 프로그램의 특성을 중심으로 분류할 때, 기자 저널리즘과 PD 저널리즘 프로그램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한국에서 PD 저널리즘의 원조로 평가받는 프로그램은 1983년 2월부터 KBS에서 방영된 <추적
60분>이다. 이후 1990년 5월에 MBC에서 을 방송하기 시작했고, 1992년 3월에는 SBS가 <그것이 알고
싶다>를 선보였다. 또한 KBS는 1999년부터 일요일 저녁 8시대에 <일요스페셜>을 편성했고, 현재는 토요일과 일요일 저녁에
을 내보내고 있다. 이외에도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는 다양한 주제의식과 포맷을 갖춘 PD 저널리즘
프로그램들을 제작하고 있으며, 그 결과 기자들이 만든 프로그램과는 다르게 방송 프로듀서만의 체취와 성향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프로그램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 PD 저널리즘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분분하다. 우리 사회의 금기와 성역에 대해
과감하게 앵글을 갖다 대고, 소외계층이나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며, 출입처로부터 자유로운 PD들이 ENG 카메라를 무기로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왔다는 등 지금까지 PD 저널리즘 프로그램 프로그램에서 나타난 긍정적인 측면들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찬사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구조적인 문제보다는 개별적·지엽적인 사안에 집착한다든지, 시청률을 의식하여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주제를 다룬다든지, 적극적인 주의주장 속에서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야기했다든지 PD 저널리즘의 부정적인 측면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백선기, 2002; 최영묵,
2004).
이러한 관점에서, 이 글에서는 PD 저널리즘을 표방한 프로그램들의 방송사별 편성 현황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채널별로
대표적인 프로그램을 선정하여 서사구조 및 담론 방식을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이번 분석에서 특히 주목하고자 하는 연구목적은 다음 두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첫째, 지상파 방송 3사의 PD 저널리즘 프로그램들이 지난 1년 동안(2004. 5.~2005. 5.) 방송한 주제와
내용을 비교 분석하여, 동일성과 차별성을 규명하고 이를 토대로 전체 구도 속에서 채널별 대표 프로그램들의 특성을 포지셔닝하고자 했다. 프로그램
주제가 사회적·구조적인지 아니면 개별적·미시적인지를 한 축으로, 정치경제 중심의 경성 주제와 일상문화 연성 주제를 다른 한 축으로 설정한
가운데, 우리나라 PD 저널리즘 프로그램들의 지향점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개별 프로그램의 서사구조 및 담론 방식에 대한 심층분석을 통해 PD
저널리즘 프로그램의 논리적 기승전결 구도와 이항 대립적 개념설정 방식에 대한 사례분석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PD 저널리즘만의 미덕이라고 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의식과 다양한 접근 방식을 느낄 수 있는 반면, 개별 사례에 치중한 선정적 취재와 명확한 대안 부재라는 한계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Ⅱ. 전반적인 현황과 채널별 대표 프로그램
일반적으로 PD 저널리즘이란, 방송 PD들이 시사 문제에 대한 보도, 평가 및 분석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제작, 방송한 결과물을 의미한다. 즉, 시사고발 프로그램, 시사 다큐멘터리 및 심층보도 프로그램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PD 저널리즘은 시간 제약과 속보 경쟁으로 심층취재가 부족한 기존 기자 저널리즘의 한계성을 극복하고, 영상언어를 통해 진실을 극적으로 구성하여
사회 모순과 부조리를 고발하는 심층취재를 지향한다(이상기, 2002; Campbell, 2004).
현재 각
채널에서 방송되는 대표적인 PD 저널리즘 프로그램으로는 KBS 1TV의 , KBS 2TV의 <추적 60분>과
<생방송 시사투나잇>, MBC의 ·<이제는 말할 수 있다>·,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와
<생방송 세븐데이즈> 등을 들 수 있다.
(1) KBS
먼저 KBS 1TV에서 방송되는 은 KBS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PD 저널리즘 프로그램이자
시사 다큐멘터리이다. 은 사회적 현안으로 부각되는 이슈에 대한 심층 분석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단순히 이분법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기-승-전-결’의 서사적 구조를 채택하면서, 다양하고 심도 있는 대안 제시에 주력하고 있다.
은 다양한
분야의 현안들을 다루고 있다. 즉, 사건/사고와 성(性)과 같은 선정적인 사회고발성 아이템뿐만 아니라, 정치·경제와 같은 시사적 문제점을
중점적으로 거론하고 있다. 특히 다른 채널의 PD 저널리즘 프로그램에서 좀처럼 다루지 않는 자연·과학·문화 등과 같은 주제에 대해서도 꾸준한
관심을 보이면서, 자칫 시청자들의 관심에서 소외될 수 있는 다양한 이슈들을 발굴하여 소개하고
있다.
반면, 은 사회적 현안에 대한
심층 분석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전문가 집단의 의견에 편중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제작진의 의견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현안에 대한 심층 분석이 관련 전문가들 의견의 소개에서 그칠 게 아니라, 객관적이면서도 적극적인 제작진의 현실 분석을 통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KBS 2TV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이자 본격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추적 60분>은, 한국 방송사에서
PD 저널리즘이란 장르를 개척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면서 PD들이 보도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첫 방송 이후 700회를 돌파한
<추적 60분>은 제목이 말해주듯 60분 동안 한 가지 특정 사안을 심층 보도하는 프로그램으로, 1명의 책임 PD가 주진행자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사건의 추적을 맡은 PD가 사건을 해설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보신을 위해서라면 코브라, 개구리,
굼벵이도 마다하지 않는 한국의 보신 문화를 꼬집은 ‘한국판 몬도가네’(1983. 3. 5. 방송) 편을 시작으로, 인신매매 현장, 비리 기도원
실태 등과 같은 인권/복지, 범죄/비리, 사회문제를 고발해왔고, 최근에는 동남아 지진해일의 현장과 다케시마의 날 제정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일본
시네마현에도 다녀오면서 현장성과 취재 범위를 키워가고 있다.
그러나 역사가 오래된 만큼 주제 선정과 보도 방향 등을
둘러싼 제작진과 경영진 간의 마찰과 방송시간 변경 등으로 프로그램 위상이 흔들리기도 했었고, 저조한 시청률로 인해 존폐의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또한 방송사 간 시청률 경쟁으로 인한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소재와 화면, 심도 있는 분석과 대안 제시가 결여된 단순한 현상 나열 등은 끊임없는
비판의 대상이기도 하다.
한편 ‘쉽고 친근한 젊은 감각의 고급 시사정보 프로그램’이라는 표어 아래,
2003년 11월 3일 첫 방송을 시작한 <생방송 시사투나잇>은 단순한 시사정보의 나열이나 정보전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2~3개의
아이템에 대한 심층 분석을 통해, 시청자들이 스스로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분석과 논평에 주안점을 둔 시사교양 프로그램이다. ‘감성 뉴스’,
‘퓨전 뉴스’라고도 불리는 <생방송 시사투나잇>은 기존 뉴스로는 충족되지 않는 수요를 채워준다는 점과 새로운 뉴스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많은
시청자와 가능한 한 밀착해 정서적 일체감을 느끼게 하는 방식의 이러한 새로운 형식의 ‘감성 뉴스’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새로운 뉴스 수요자들에 대한 의제설정 기능이나 효과적인 전달 방식도 좋지만 자칫하면 선정성 논란에 휘말리고 뉴스 제작의 근간인 공정성을
해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3월에는 박세일·전재희 의원의 누드 패러디 문제로 인해 ‘헤딩라인 뉴스’가 폐지되었고, 정치적 편향성과
공정성 문제가 정치권에서 논란되기도 했다.
(2) MBC
MBC를 대표하는 PD 저널리즘 프로그램인 과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PD 저널리즘의 지평을 확대했다는 점과 ‘사회적 금기와 성역’에 속하는 주제에 대해 심층적으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에 많은
화두와 논쟁거리를 던졌다. 두 프로그램은 우리 사회의 현재 문제와 과거의 역사를 다룬다는 점에서 소재의 시점에는 차이가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권력관계에 의해 숨겨지거나 감춰진 진실을 밝힌다는 측면에서 동일한 기획의도를 갖고 출발했다. 또한 그 동안 방송 저널리즘이 소홀히 다뤄왔던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과 역사, 인권, 권력관계 등의 문제를 소외된 계층과 사회적 약자의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유사한 맥락을 발견할 수
있다.
과 <이제는 말할 수 있다>가 시청자들로부터 호응과 공감대를 얻고 있는 것은 방송 저널리즘적 가치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소재의 선택과 해당 사안에 접근하는 방식 그리고 그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이 기존의 뉴스나 언론 보도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긍정적 평가를 받아온 것이다. 무엇보다 권력과 지배층에 의해 억압되고 은폐된 사실과 진실을 심층 취재와 보도를 통해 밝혀내고
이슈화한 데서 성공 요인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의 경우, 회를 거듭할수록 소재의 선택이 제한됨에 따라
선정적 소재를 채택하고 해당 소재에 접근하는 영상과 논리전개 방식이 지나치게 자극적으로 흐르는 한계점을 노출했다. 또한 보도 대상의 사생활
침해와 위장 취재로 인한 인권침해 관련 소송을 지속적으로 겪어왔으며, 편파성 논란 역시 꾸준히 지적받아왔다(MBC PD수첩팀 편, 2000).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역시 프로그램의 완성도 측면에서 사실 관계를 보다 심층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충분한 자료 발굴과 증언 확보가
보다 필요하다는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과 <이제는 말할 수 있다>에 대한 이러한 비판들은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는 취재력의 보강과 관련 자료 및 증언자들의 인터뷰를 발굴하고 확보할 수 있는 장기적 접근의 필요성을 환기시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의 눈높이와 요구 수준이 높아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획일적인 논리전개 방식과 논증 구조를 다양화하는 노력이 더욱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3) SBS
SBS는 1992년
3월, PD 저널리즘이 강조된 시사고발 프로그램인 <그것이 알고 싶다>를 방송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13년을 이어온 장수 프로그램인
<그것이 알고 싶다>는 다른 방송사의 프로그램들과 비교해 주제에 접근하는 차별화된 구성 방식이 강점이지만, 시청률을 의식한 연성
소재로 사회적 의제설정 기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렇지만 방영 초기 주말 저녁 시간대에 프로그램을 편성하여 큰
주목을 받았던 점, 전문 진행자와 스튜디오의 연출 분위기를 통해 구성적 차별화를 시도했으며, 리얼리티를 강조하는 다큐멘터리의 특성을 잘 살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사건들을 심층 취재하고 과학적 검증과 재연을 시도한 점 등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한편, <생방송 세븐데이즈>는 한 주간 발생한 주요 이슈들을 그대로 전달하는 버라이어티
정보 프로그램에서 2004년 2월 이후부터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제작진의 시각에서 고발하고 분석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PD 저널리즘 프로그램으로
거듭났다. <그것이 알고 싶다>가 하나의 주제를 60분 동안 다양한 방법과 시각을 통해 일관성 있게 심층 분석한다면, <생방송
세븐데이즈>는 60분 동안 네 가지의 주제를 시의성 있게 연속적으로 취재 보도하고 있다.
물론 <생방송 세븐데이즈>
역시 정통적인 PC 저널리즘의 관점에서 보면, 소재의 연성화와 심층성 부족이라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하지만 사회 범죄와 비리에 대한 고발을
1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관찰하여 집중적인 취재와 보도 행위를 통해 사회적으로 공론화시킨 몇 가지 모범 사례들은 <생방송
세븐데이즈>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가치평가를 요구하고 있다.
Ⅲ. PD
저널리즘 프로그램의 주제 및 좌표
PD 저널리즘 프로그램들이 어떠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지 방송사별로
비교, 분석해보았다(<그림 1> 및 <표 2> 참조).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인권/복지와 관련된 주제를 다룬 프로그램이
17.9%로 가장 많았고, 정치/외교(12.4%), 사건/비리(11.9%), 사회(11%), 문화/과학(1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정치/경제 중심의 시사현안이나 사건/사고 등에 치중한 기자 저널리즘과는 달리, PD 저널리즘은 인권과 복지 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PD 저널리즘 프로그램의 주제별 관심 영역이 특정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매우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었지만, 경제/산업
분야는 그 중요성에 비해 소홀하게 다루어졌고, 특히 한국 사회에서 또 하나의 권력으로 자리매김한 언론 문제를 집중적으로 조명한 프로그램이 지난
1년 동안 단 1건에 그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프로그램별로 비교해보면, 먼저 은 문화/과학(25.6%),
정치/외교(24.3%), 경제/산업(20.5%) 등의 주제가 가장 많이 방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복지 분야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여타
PD 저널리즘 프로그램들과는 상당한 차별성을 보이는 것이다. 이는 이 탐사보도 중심의 사회고발성 주제보다는 다양한 주제를
망라하여 완성도 높게 제작한 시사 다큐멘터리에 집중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이에
비해 <추적 60분>과 은 인권/복지 분야를 아이템으로 선정한 프로그램이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추적
60분>은 사건/비리(22.0%)와 사고/재난(14%) 등 사건과 사고 관련 프로그램들을 주로 방송했고, 은
역사(19.6%)와 정치/외교(15.2%) 등 과거사 및 정치 문제에 관심의 우선순위를 두었다. 한편, <그것이 알고 싶다>의
경우에는 각종 사회문제를 다룬 아이템이 25%로 가장 많았고, 인권/복지(22.7%)와 사건/비리(20.5%)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정치/외교나 경제/산업 분야를 다룬 아이템은 한 건도 없었다.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여, 각 프로그램의 특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좌표화를 시도했다(<그림 2> 참조). 즉, 세로축은 개별적·미시적 접근과 사회적·구조적 접근으로 구분했고,
가로축은 정치·경제 등 시사현안 중심과 사건/사고·문화 등 일상주제 중심으로 대별했다. 그 결과, 현재 PD 저널리즘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는 과 <추적 60분>, 과 <그것이 알고 싶다>는 프로그램의 정체성 측면에서 상호
중복되지 않는 가운데, 주제와 접근 방식에 있어 상대적 차별성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은 정치/경제 등 시사현안에 대한 관심이 비교적 높았고 이에 대해 사회적·구조적 차원에서 접근해왔다. 의 경우, 과 동일한 영역에 포지셔닝하고 있지만, 주제와 관련해서 문화/과학 분야에도 각별히 주목했다는 점과 접근 방식의
거시성 등을 고려해 다소 위치를 달리했다.
한편, <추적 60분>은 사건/사고 등 각종 일상사건과 관련된 아이템들이
집중되었고, 이러한 문제에 대해 개별적·미시적 접근과 사회적·구조적 접근을 병행했다는 점에서 세로축에 근접한 우하단부에 자리매김했다.
마지막으로, <그것이 알고 싶다>의 경우에는 다양한 사회문제와 인권 문제 등을 주로 다루면서 이를 일종의 미스테리 해결 차원에서
미시적으로 접근했다는 점을 감안하여 좌하단부에 위치시켰다.
Ⅳ. 담론분석 :
통합체 및 계열체 분석을 중심으로
(1) PD 저널리즘
프로그램의 일반적인 서사구조와 주제의식
대부분의 PD 저널리즘 프로그램들은 귀납적인 구성 방식을 통해 구체적이고
논리적으로 주제에 접근하는 서사구조를 택하고 있다. 요컨대, 주제 전달과 설득에 효과적인 ‘기승전결(起承轉結)’의 논리구조를 채택함으로써 주제의
심각성과 성격을 시청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방송내용을 시청자들이 무리 없이 수용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논리적으로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프로그램의 전반부인 ‘기-승’ 단계에는 사안의 배경과 실태, 중요성과 심각성을 먼저 제시하여 경각심과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또한 문제의 성격과 쟁점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개별적인 사례를 설명함으로써, 사안에 대한 시청자의 이해를 돕고 공감대를 이끌어낸다.
쟁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전’ 단계에서는 구체적인 사례와 효과가 제시되며 전문가의 의견을 통해 설득력을 높이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결’ 단계에는 제시된 대안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되면서 설득력을 강화하게 된다.
이러한 ‘기승전결’의 미괄식 구성
방식은 보도내용에 구체적이고 체계적이라는 느낌을 부여함으로써 보도의 신뢰성을 높이는 효과를 주고 있다. 또한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시사
다큐멘터리에 긴장감과 극적 효과를 부여함으로써 시청자의 몰입을 유도하고 주장의 설득력을 높이는 기능을 하고
있다.
한편, PD 저널리즘 프로그램들은 기존 뉴스와 언론에서 다루지 않거나 침묵함으로써 우리 사회에서 의제로
설정되지 못한 사안들에 대해 주목했다.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의 시각에서 그들의 실상과 문제점 그리고 우리 사회에 만연된 비리와 병폐 등을
심층적으로 보도했고, 그 와중에서 사회적인 논쟁 사안으로 비화하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PD 저널리즘 프로그램은 가해자와 피해자,
권력과 시민, 주류와 비주류, 억압과 자유라는 이항 대립적 담론구조 속에서 피해자와 사회적 약자 그리고 비주류의 관점과 시각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PD 저널리즘 프로그램의 이와 같은 포지셔닝은 보수와 진보의 이념적 갈등이 상존하는 우리 사회에서 계층간
대립을 부추기고 이데올로기적 편향성을 공공연히 표출한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개별 프로그램에
대한 담론분석을 통해 PD 저널리즘을 구현하는 프로그램의 서사구조와 주제의식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 프로그램은 에서 2005년
5월 8일에 방송한 ‘2005 긴장 속의 동북아, 중국 vs 일본 그리고 한국’, <추적 60분>에서 2004년 12월 15일에
방송한 ‘30년 논쟁-대마초의 진실?’, 에서 2005년 5월 10일에 방송한 ‘나도 크면 가난한가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2004년 7월 17일 방송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가진 자의 의무’ 등 모두 네 편이었고, 이들 프로그램의 내용에 대해 통합체
및 계열체 분석을 시도했다.
주지하다시피, 통합체 분석(syntagmatic analysis)이란 서사구조를 형성하는 사건들의
결과로서 분석하는 것을 의미하며, 텍스트의 현재적(顯在的) 의미를 규명하는 분석 방법이다. 이에 비해 계열체 분석(paradigmatic
analysis)은 의미를 생성하는 대립들의 숨겨진 패턴을 찾는 것으로, 텍스트의 잠재적(潛在的) 의미를 드러내는 분석방법을 가리킨다(백선기,
1995; Rose 2001; Barker & Galasiński, 2002).
(2) : ‘2005 긴장 속의 동북아, 중국 vs 일본 그리고
한국’ 지난 1년간 에서 방송된 아이템 중 제작의도 내지 프로그램 성격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2005 긴장 속의 동북아, 중국 VS 일본 그리고 한국’(2005년 5월 8일 방송, 제353회) 편을 분석 대상
프로그램으로 선정했다. 이 프로그램은 에서 가장 많이 다룬 주제인 ‘정치/외교’ 분야 아이템에 속한다.
① 통합체 분석
‘2005 긴장 속의 동북아, 중국 VS 일본 그리고 한국’ 편의 논리전개
방식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문제의 소개 및 제기로부터 시작하여, 양국의 현지 반응을 전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그리고 전문가 집단의 의견과 관련 문헌을 바탕으로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과 대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프로그램을 마무리하고
있다.
<표 3> ‘2005 긴장 속의 동북아, 중국 vs 일본 그리고 한국’ 편의 논리전개
방식
① 문제의 소개와 제기 → ② 현지 반응과 실태의 심각성 → ③ 전문가 집단의 의견과 관련 문헌을 통한 원인 분석
→ ④ 쟁점 추출 → ⑤ 대안 모색 → ⑥ 마무리 및 결론 제시 |
구체적인 시퀀스 분류를 통해 통합체 분석을 한 결과, 크게 4개의 시퀀스를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시퀀스 1에서는 현재의 중일 갈등은 반성하지 않는 일본의 자세와 배타적 민족주의의 발현 그리고 역내 패권 추구에서 비롯된 것임을 설명했다.
따라서 시퀀스 2에서는 동북아시아 양 강대국의 첨예한 대립이 이 지역 안보에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어서
시퀀스 3에서는 중국・일본 양국의 관점에서 다양한 원인을 분석하고 핵심 쟁점을 도출했으며, 마지막으로 시퀀스 4에서는 중일 간 갈등 해소와
동북아 안정을 위한 한국의 역할을 제시하고자 했다.
② 계열체
분석
‘2005 긴장 속의 동북아, 중국 VS 일본 그리고 한국’ 편은 <표 5>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대립적
심층구조를 보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이와 같은 구조를 통해 현재의 동북아 정세를 감정적이고 배타적인 민족감정에만 의존하여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중・일 양국이 국제 정세에서 자국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현실을 다각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중・일
양국 간의 갈등을 역사 문제와 영유권 문제 같은 제한적 사안에서 취급하기보다는, 궁극적으로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극대화시키려는 두 강대국 간의
파워게임으로 묘사하고 있다.
<표-5> ‘2005 긴장 속의 동북아, 중국 vs 일본 그리고 한국’ 편의
심층구조
중국 : 일본 민주주의 : 군국주의 중국의
군사력 : 미・일 동맹의 군사력 역사적 피해자 : 역사적 가해자 역사 왜곡에 분개 : 역사 왜곡을 시도 진보 :
퇴보 중화민족주의 : 중국주적론 |
③ 사건의 해결점 모색과 대안제시 방법 분석
이 프로그램은 문제 해결 및 대안을 제시하는 방법으로 현지
직접 취재를 선택했다. 사회적 이슈로 부각하는 사안에 대해 현지의 반응과 의견을 비교적 상세히 전하는 취재 방식은 자칫 놓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세밀하게 분석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한, 보도 주제가 일방적으로 일본을 성토하는 형태로 구성될 수 있는 선정적
아이템임에도 불구하고, 차분한 자세로 국제 정세의 변화와 우리의 역할을 조망해보는 균형 잡힌 논조를 보여주었다.
반면,
이 프로그램은 제작진의 의견이 아닌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단순 전달하는 데 그쳤다는 한계를 노정했다. 현안으로 부각되는 국제적 이슈에 대해
심층적인 분석을 시도한 것은 좋았으나, 아이템에 대한 제작진의 다양한 접근이 생략된 채, 전문가의 의견에만 의존하는 방식은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④ 전반적인 논의와 사회적 함의
은 탐사보도 성격의 사회고발성
프로그램보다는 심층보도 중심의 시사 다큐멘터리를 추구하고 있다. 이와 같은 프로그램의 성격은 현안으로 부각되는 사회적 이슈에 대한
심층적 분석이라는 측면에서 사회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또한, 은 프로그램의 성격상 이항 대립적
심층구조보다는 일반적 서사구조인 ‘기승전결’의 형식으로 사안에 대한 분석과 대안제시에 주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반적인
논의구도와 대안제시 부분에서 전문가의 시각에만 지나치게 의존한 점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3) <추적 60분> : ‘30년 논쟁-대마초의 진실?’
현재 KBS
2TV에서 방영하는 <추적 60분>에서는 ‘30년 논쟁-대마초의 진실?’(2004년 12월 15일 방송, 제689회) 편을 분석 대상
프로그램으로 선정했다. 이 프로그램은 PD 저널리즘에서 가장 많이 다루는 인권/복지 분야의 문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문제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으며, 기존에 의심의 여지가 없었던 ‘진실’ 혹은 ‘통념’에 대한 역으로의 의미 창출을 시도했다. 즉, 오랫동안 철저하게
금기시돼왔고, ‘불법’ 혹은 ‘악’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던 대마초 흡연자들의 일상적인 모습과 대마초 성분에 대한 과학적 분석, 전문가 의견을
통해 대마초에 대한 ‘허와 실’이 무엇인지를 심층적으로 밝히고자 하였다.
① 통합체 분석
‘30년
논쟁-대마초의 진실?’ 편은 <표 6>의 논리전개 방식과 <표 7>의 시퀀스 분류를 통해, 대마초 처벌 위헌 신청에 따른
대마초의 ‘거짓과 진실’은 무엇인지에 대한 문제제기로부터 구체적인 증언을 통한 문제 성격의 구체화를 시도했다. 또한 이해 당사자로부터 쟁점을
추출하고 정부·국민의 기존 인식 변환과 적절한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프로그램은 총 5개 시퀀스에 걸쳐 20개의
사건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 연예인의 대마초 법률에 관한 위헌 신청으로 불거진 대마초 논란은 ‘환각성’ 여부와 연결되어, 이것이 얼마나
유해한지,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될 만큼 위험한지 등의 질문을 과학적 접근 방법, 흡연자의 경험, 전문가와 대마초 흡연자의 주변 사람들의 진술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시퀀스 3은 문제의 진실을 밝혀 이 사안의 사회적 의미와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기제로 이용되었다.
특히 시퀀스 3-4와 3-5는 앞의 시퀀스들에서 제기된 문제의 윤곽, 성격 등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균형’ 상태를 ‘균형’ 상태로 이끄는 역할을
수행했다. 처음 보편적인 ‘대마초 흡연자=악’이라는 균형 상태에서 출발한 프로그램은 시퀀스 1과 2의 사건들을 통해 시청자들을 불균형
상태(대마초 흡연자=악이 아닌가?)에 빠뜨린다. 이러한 혼란이 시퀀스 3과 4의 과정을 통해 프로그램 시작과는 반대되는 의미의 ‘균형’ 상태로
시청자들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표 6> ‘30년 논쟁-대마초의 진실?’ 편의 논리전개 방식
① 대마초 처벌 위헌 신청에 따른 대마초의 ‘거짓과 진실’은 무엇인가? (문제 소개/제기) → ②
연예인들의 구체적 증언을 통한 문제 성격의 구체화 → ③ 이해 당사자들을 통한 문제의 핵심 쟁점 추출과 진실 규명(대마초가 환각을 일으키는가?
대마초의 환각증상이 범죄로 연결될 만큼 심각한 수준인가?) → ④ 왜곡된 진실로 인한 또 다른 사회적 문제 확산 우려 → ⑤ 정부·국민의 기존
인식 변환과 적절한 정책의 필요성 강조 |
②
계열체 분석
‘30년 논쟁-대마초의 진실?’ 편에 대한 계열체 분석을 통해 기존 ‘대마초 흡연자’에 대한 이미지는 어떤 것이며,
그러한 이미지가 덮어버린 사회적 진실과 거짓은 무엇인지, 이것이 사회적으로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 등에 대한 심층구조 분석을
시도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대립구조는 정상적인 ‘우리’ 대 일탈적인 ‘그들’이다. PD 저널리즘 프로그램은 다양한
사회집단들에 대한 고정관념을 제공하는데, ‘우리:그들’이라는 추상적인 대립구조로 표현되는 갈등구조는 이러한 고정관념을 표현하는 대표적 형식의
하나다. 또한 일탈적 사회집단에 대한 고정관념은 ‘우리:그들’이라는 기본 구조를 바탕으로 ‘선:악’, ‘정상:일탈’, ‘주체:객체’,
‘질서:무질서’ 등의 구체적인 이항대립 구조들로 변형되어 구체화된다. 그리고 일단 이러한 방식으로 형성된 고정관념은 항상 일탈집단을 재현하는 데
반복적으로 사용되며, 이러한 고정관념적 이미지를 벗어나는 사건들은 오히려 뉴스로서의 가치가 없다고 평가되기 때문에 뉴스거리로 선택되는 일이
드물다.
그러나 ‘30년 논쟁-대마초의 진실?’ 편에서 중요한 것은 기존에 존재했던 ‘선’과 ‘악’의 보편타당한
대립구조가 아닌, ‘선한 악’과 ‘악한 선’이라는 역으로의 구조 형성을 시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극단적인 대립구조를 나타내지는 않지만 기존의
대립구조를 부정하는 듯 인정하고, 인정하는 듯 부정하는 구조는 기존의 아이템이나 주제와는 차별화된 시도라고 볼 수 있다.
<표 8> ‘30년 논쟁-대마초의 진실?’ 편의 이항대립적 심층구조
우리 : 그들 정상 : 일탈 합법 : 불법 정부 : 개인 의사 :
환자 행복 : 불행 --------------------------- 악한 선 : 선한 악 통제 : 자유 가해자 :
피해자 |
이 프로그램의 전반부에서 보여주는 보편적인 대립구조는 중반을 넘어 후반기로 갈수록 역으로의 심층구조를
형성한다. 즉, 우리:그들, 정상:일탈, 정부:개인, 행복:불행이라는 보편타당한 대립구조는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그 반전을 꾀하고, 전문가들의
의견과 계속되는 문제 지적을 통해 시청자들의 기존 의식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에 존재해오던 ‘대마초’=‘악’, ‘가해자’,
‘불법’이라는 이미지와 정반대되는, 즉 ‘대마초’를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피해자’가 되고, 이들을 합법적으로 규제하는 정부를 ‘가해자’에
해당하는 이미지로 구성하였다. 이러한 이미지 구축은 시퀀스에서 소개된 다양한 사건들의 주요 인터뷰 내용을 중심으로 설득력 있게 강조되고
있다.
③ 사건의 해결점 모색과 대안제시 방법 분석
실제 흡연자 사례와 과학적 분석, 객관적인
정보 전달을 통해 시청자들의 인식 전환을 요구했다. 또한, 기존에 제시된 대안들에 대한 문제점 지적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정책 마련에 대한
필요성 강조하였다.
그러나 취재상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프로그램에서 표현되는 대상이 ‘일부분’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즉 우리 사회 내 여러 집단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의 부족으로 오히려 판단에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가 아닌 외국 사례를 중심으로 한 사건의 흐름은 정확한 의미 전달과 현실성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④ 전반적인 논의와 사회적 함의
<추적 60분>과 같은 PD 저널리즘 프로그램은
레비-스트로스(Levi-Strauss)의 신화와 마찬가지로 분석 가능한 서사적 구조를 지닌다. 그리고 이와 같은 서사구조는 이항대립 구조로
설명될 수 있는데, 이것은 해당 에피소드의 서술 과정에 일관성을 부여하고 진행을 매끄럽게 하는 데 기여한다. 애버크롬비가 지적하듯, 이러한
프로그램이 다루는 ‘이야기’는 우연히 선택된 것이 아니라, 항상 우리 사회의 특징을 규정하는 기본적인 갈등이며 사건이고 관계들인
것이다(Abercrombie, 1996).
‘30년 논쟁-대마초의 진실?’ 편에서는 일반 사람들을 ‘공동체’로 규정하고,
그것의 문화적 갈등을 작동시키는 대상이 ‘대마초 흡연자’라는 보편적인 대립의 유형을 가지고 출발한다. 이들 관계는 겉으로 드러난 현재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보이지 않게 잠재적으로 숨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에서는 ‘우리’와 일탈적인 ‘그들’로 설명되는 대립구조를 통해
기존에 존재했던 문화적 의미를 강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의 대립구조를 구축하여 근본적인 인식 전환을 요구하면서 새로운 문화적 의미 창출을
시도했다는 평가를 할 수 있다.
(4) : ‘나도 크면
가난한가요?’
지난 1년간의 방송분 중 ‘부조리한 제도와 인습, 사회적 금기와 성역의 고발’이라는 의
제작의도와 프로그램 성격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나도 크면 가난한가요?’(2005년 5월 10일 방송, 제634회) 편을 분석
대상 프로그램으로 선정했다.
‘나도 크면 가난한가요?’ 편은 이 가장 많이 다루는 소재 가운데 하나인
인권/복지 문제를 주제로 다룬 프로그램으로, 이 지난 1998년 5월 ‘배고픈 사람들’ 편에서 보도한 바 있는 빈곤층 아이들의 7년
후 모습을 추적해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인 가난의 대물림과 복지체계의 문제를 심층적으로 접근하여 보도했다.
①
계열체 분석
‘나도 크면 가난한가요?’ 편의 논리전개 방식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주제 선정의 이유와 배경’을
제시하면서 논의를 시작해, 피해 상황과 실태의 심각성을 다루면서 시청자들에게 문제의 사회적 중요성과 심각성을 전달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한다.
다음으로 각종 연구 자료와 통계 자료, 심층취재 결과를 통해 문제의 성격을 구체화하고 쟁점을 추출하는 단계에 접어든다. 그리고 외국의 성공적인
사례와 전문가의 견해를 제시하면서 사건의 해결 방안과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을 거치며, 제시된 대안의 제도화와 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사회자가 해당 사안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사회적 해결책 마련과 개선의 소망을 피력하면서 끝을
맺는다.
<표 9> ‘나도 크면 가난한가요?’ 편의 논리전개 방식
① 주제 선정 이유와 논의 배경 → ② 피해 상황과 실태의 심각성 → ③ 증거
제시를 통한 문제의 성격 구체화 → ④ 쟁점 추출
→ ⑤ 대안모색(외국 사례 제시, 전문가 견해) → ⑥ 대안의 제도화
필요성 주장 → ⑦ 마무리 |
이 프로그램은 모두 5개의 시퀀스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시퀀스 1에서는 빈곤 아동들의 7년 전과 현재의
모습을 추적하여 가난 대물림 현상의 심각성을 보여주었으며, 이어지는 시퀀스 2에서는 빈곤이 대물림되는 사회적 현상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 제시와
함께 사안의 성격에 대한 구체화를 시도했다. 또한 시퀀스 3에서는 빈곤 아동 지원을 위한 사회적 시스템 구축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미국의 빈곤
아동 지원 프로젝트인 ‘Head Start’를 사례로 소개했으며, 시퀀스 4에서는 대안의 제도화 필요성 주장과 우리나라에서 시행 예정인 빈곤
아동 종합대책의 문제점 진단 및 대안을 제시했고, 시퀀스 5에서 전체적인 결론을 내리고 있다.
② 계열체 분석
‘나도 크면 가난한가요?’ 편에서의 핵심 쟁점은 ‘가난은 개인의 문제’라는 관점과 ‘가난은
사회적 문제’라는 관점의 차이다. 어떤 관점과 시각을 지니고 있느냐에 따라 가난의 책임 주체와 요소, 해결 방식 등에 명확한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 역시 관점의 차이에 따른 이중 구조를 근간으로 하여 주제에 접근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해결점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가해자와 피해자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다른 주제와 달리 가난과 빈곤의 문제는 명확한 피해 당사자는 있되 가해자는 복합적이고 구조적이라는 점에서
극단적인 이항대립 구조가 드러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나도 크면 가난한가요?’ 편에서는 근본적으로 이항대립적
심층구조를 통해 ‘가난은 사회적 문제’라는 관점을 견지하고 빈곤의 해결을 위한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강조하고 있다. 또한 ‘부의 대물림 대
빈곤의 대물림’이라는 이중 구조를 통해 부와 빈곤의 세습을 개인의 차원이 아닌 사회적이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표11> "나도 크면 가난한가요?" 편의 이항대립적 심층구조
가난은 개인의 문제 : 가난은 사회적 문제 강자 : 약자 부 :
빈곤 행복 : 불행 책임을 회피하는 사회·국가 : 고통받는 저소득층 아이들 강남 : 강북 부의 대물림 :
빈곤의 대물림 |
③ 사건의 해결점 모색과 대안제시 방법 분석
이 프로그램에서 사건의 해결점과 대안을 제시하는 방법에 있어서 긍정적인 측면은 외국의 구체적인 사례 제시를 통해
실증적인 대안을 제시한다는 점과 통계 자료를 최대한 활용해 설득력 있게 대안을 전달한다는 점이다. 또한 사건에 대한 관점과 인식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를 전제로 사회적 시스템 및 제도화를 통한 본질적 해결책을 모색함으로써 보도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반면, 보완되어야 할 측면은 전반적인 서사구조 속에서 차지하는 해결점 모색과 대안제시의 양적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사건의 과정이나 줄거리, 피해 상황과 실태의 심각성을 알리는 데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할애함으로써 전체적인 구성에 있어 대안 모색과 제시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고 있다. 또, 제시된 대안과 해결책에 대한 이해 당사자의
입장과 정책 입안자 및 실무자의 견해에 대한 취재도 좀더 보강될 필요가 있다.
④ 전반적인 논의와 사회적 함의
‘나도
크면 가난한가요?’ 편은 비교적 체계적인 논리전개 방식과 서사구조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안제시 단계에 좀더 많은 비중을
할당함으로써 보도의 완성도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현재의 논증구조와 서사구조가 안정적이고 체계적이기는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의 눈높이와 요구 수준이 높아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보다 다양하게 서사구조를 구성하려는 노력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계열체 분석을 통해 심층구조를 살펴본 결과, 기존에 이 비판을 받아왔던 담당자들의 견해나 위치가
분명하지 않다는 점과 자신의 견해는 숨긴 채 사회적 담론이나 일반 여론에 의지한다는 지적은 이번 분석에 비춰볼 때 많이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보도 전반에 걸쳐 해당 사건에 대한 프로그램 제작진의 명확한 견해와 입장이 나타나고 있으며, 취재 PD와 사회자의 멘트를 통해 구체적으로
전달되고 있다.
또한, 특징적인 점은 인터뷰 과정에서 취재 PD가 인터뷰 대상자와 같은 화면에 드러나고 감정이 자연스럽게
노출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취재진의 호흡과 현장의 생동감이 사실적으로 전달되고 있다는 점이다. 프로그램의 객관성과 전문성이 담보된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 의 완성도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5) <그것이 알고 싶다> : ‘노블레스 오블리주, 가진 자의 의무’
<그것이 알고 싶다>의 500회 특집 프로그램이었던 ‘노블레스 오블리주, 가진 자의 의무’(2004년 7월 17일
방송) 편은 지난 10여 년 동안 총체적이면서 전문적인 시각으로 우리 사회의 문제를 지적했던 제작진의 모습이 잘 반영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탐사 저널리즘을 통해 사회구조적 문제에 대해 대안과 방향을 체계적으로 보여준 프로그램이었다는 점에서 분석 대상 프로그램으로 선정했다.
① 계열체 분석
‘노블레스 오블리주, 가진 자의 의무’ 편 역시 다른 분석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주제 선정과 논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외국의 모범 사례와 과거 우리나라의 모범 사례를 소개하고
비교 분석을 통한 문제제기를 한 후, 대안적 사례 제시로 마무리를 했다.
<표 12> ‘노블레스 오블리주, 가진 자의 의무’ 편의 논리전개
방식
① 주제 선정 이유와 배경 → ② 모범으로 삼을 만한 다양한 외국 사례 제시(현장취재, 관계 전문가 견해,
참고문헌 등) → ③ 과거 우리나라의 좋은 사례 제시 → ④ 외국 사례와 우리나라 사례 간의 비교를 통한 문제 제기 → ⑤ 대안적 사례 제시 및
마무리 |
한편,
이 프로그램은 7개의 시퀀스로 구분할 수 있다. 시퀀스 1~3은 미국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사례와 체계적인 기부 문화 교육환경 그리고 영국의
기부 문화 사례 등을 설명했고, 시퀀스 4~5는 우리의 모범적 사례라 할 수 있는 경주 최 부자와 유일한 박사 경우를 소개했다. 결론적으로
시퀀스 6~7은 이를 가능케 하는 사회 조건과 시민사회의 건강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프로그램이 지닌 문제의식의 출발점은 건강한
우리 사회의 통합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며, 사회통합을 가로막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대해 제작진들은 이른바 사회
지도층의 극심한 도덕적 해이가 사회통합을 방해하는 데 문제가 된다는 시각을 가지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서구 자본주의 국가의 사례와
비교해보았다.
세계 최고의 갑부이자 세계 최고의 기부액을 낸 미국의 기업인과 100년이 넘게 기업과 가문이 이어온 기부 문화의
전통, 그리고 기업의 재산 기부로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다시 자원봉사활동으로 사회 환원을 하는 활발한 사회 기부활동은 부패와 분열로 비판받는
우리 사회 지도층에게 일침을 가하기에 충분했다.
또한, 우리 사회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사례를 찾아 객관적으로 평가한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서구 사회의 선례 못지않게 300년 넘게 부를 유지하면서도 나눔을 실천했던 경주 최씨 가문과, 격동의
한국사 속에서 일생을 나라와 국민을 위해 기업을 일구고 모든 것을 사회에 환원한 유한양행의 유일한 박사의 경우를 통해 시청자들은 큰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제작진은 이러한 기부 문화가 왜 전통을 잇지 못하는가에 대한 질문과 함께 얼마 전 거액의 상속세를 납부하며
한국 문학사에도 기부활동을 해온 교보생명 신용호 회장과 평생을 검소한 생활로 모아온 거액을 익명을 요구하며 장학사업에 기부한 노인을 소개하면서
프로그램을 끝맺는다.
② 계열체 분석
‘노블레스 오블리주, 가진 자의 의무’ 편에서는 이항대립적 심층구조를
통해 찬성과 반대라는 이분법적 논리구조로 전개되는 여타 프로그램들과 달리, 이항적 대립 자체를 가지고 사안의 원인과 현상을 이해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자 했다.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사회적 관행이 뿌리내린
선진국들은 ‘부’, ‘보수’, ‘통합’, ‘합의’ 등의 의미로 규정되는 반면, 그렇지 못한 국가들은 ‘빈곤’, ‘개혁’, ‘분열’, ‘대립’
등의 용어로 함의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표 14> ‘노블레스 오블리주, 가진 자의 의무’ 편의 이항대립적
심층구조
선진국 : 후진국 부 : 빈곤 보수 : 개혁 통합 :
분열 합의 :
대립
사회 지도자층 : 시민들 청렴 : 부패 기업인 : 고용인 전통 :
단절 |
③ 사건의 해결점 모색과 대안제시 방법 분석
이 프로그램에서는 미국과 영국
사회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온 전통 사례들을 생생한 현장취재를 통해 심층분석했다. 또한, 선진국가와 우리나라의 기부 문화를 바라보는
시각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 다양한 사례를 제시했다.
그러나 선정된 외국 사례들이 긍정적이고 성공적인 측면에 치우쳤다는
한계를 지적할 수 있다. 선진국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착 과도기에 발생했던 문제점과 이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점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제언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특히 결론 부분에서 왜 우리에게서는 기부 문화 의식이 전통을 잇지 못했는지에
대한 총체적이고 다양한 질문과 고민 없이 지금도 기부를 하는 사람들을 소개하면서 마무리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④
전반적인 논의와 사회적 함의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 500회 특집 프로그램인 ‘노블레스 오블리주, 가진 자의
의무’ 편에서는 현재 우리 사회에 필요한 사회통합의 장애물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며 이른바 사회 지도층들의 극심한 도덕적 해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관점에서 서구 자본주의 사회와 우리 사회를 다각적으로 비교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해법을 제시하고자
했다.
그러나 기부 문화가 잘 이어지는 선진국의 경우와 그렇지 못한 우리 사회를 비교하는 프로그램 구성은 자칫 선진 사회와 문화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무비판적 가치를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일관성을 갖고 우리 사회에 걸맞은 대안을 고민하는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선진국의 성공 사례 제시가 긍정적인 문제해결 방향을 제시할 수도 있지만, 국가마다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상이한 상황에 놓여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Ⅴ. 글을 마치며
이
글에서는 PD 저널리즘의 정신을 구현하는 TV 프로그램들의 채널별 편성 현황과 주제별 분포를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주제 및 접근 방식에 따라
주요 프로그램의 좌표를 설정했다. 또한, 프로그램별로 지난 1년 동안 방송되었던 대표 아이템을 채택해 담론분석을 실시했다. 논리전개
방식과 시퀀스 분석 그리고 이항대립적 심층구조 분석 등을 통해 프로그램의 구성 전반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고자 했다. 구체적인 분석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 지상파 방송 3사는 2개 이상의 PD 저널리즘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으며, 방송시간과 아이템 주제
그리고 접근 방식 등에 있어서 프로그램별 차별성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반적으로 주제를 분석한 결과, 인권/복지 문제를 다룬
프로그램이 가장 많았고, 정치/외교, 사건/비리, 사회, 문화/과학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정치/경제 중심의 시사현안이나 사건/사고 등에 치중한
기자 저널리즘과는 달리, PD 저널리즘은 인권과 복지 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둘째, 주제와
접근 방식을 2차원적으로 교차시킨 좌표에서도 프로그램의 정체성 측면에서 상호 중복되지 않는 가운데, 주제와 접근 방식에 있어 상대적 차별성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과 은 정치/경제 등 시사현안에 대한 관심이 비교적 높았고, 이에 대해
사회적·구조적 차원에서 주로 접근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추적 60분>은 사건/사고 등 각종 일상사건과 관련된 아이템들에 대해
개별적·미시적 접근과 사회적·구조적 접근을 병행했으며, <그것이 알고 싶다>는 다양한 사회문제와 인권 문제 등을 주로 다루면서 이를
일종의 미스테리 해결 차원에서 미시적으로 접근했다.
셋째, PD 저널리즘 프로그램들은 귀납적인 구성 방식을 통해
구체적이고 논리적으로 주제에 접근하는 논리전개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주제 전달과 설득에 효과적인 ‘기승전결(起承轉結)’식
논리구조를 활용하고 있었다. 또한, PD 저널리즘 프로그램은 가해자와 피해자, 권력과 시민, 주류와 비주류, 억압과 자유라는 이항대립적 담론구조
속에서 피해자와 사회적 약자 그리고 비주류의 관점과 시각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PD 저널리즘 프로그램의 이와 같은
경향성은 보수와 진보의 이념적 갈등이 상존하는 우리 사회에서 계층 간 대립을 부추기고 이데올로기적 편향성을 공공연히 표출한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2005 긴장 속의 동북아, 중국 vs 일본 그리고 한국’ 편에서는 현재의 동북아
정세를 감정적이고 배타적인 민족감정에만 의존하여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중・일 양국이 국제 정세에서 자국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현실을 다각적으로 설명했다. <추적 60분> ‘30년 논쟁-대마초의 진실?’ 편에서는 ‘우리’와 일탈적인 ‘그들’로
설명되는 대립구조를 통해 기존에 존재했던 문화적 의미를 강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의 대립구조를 구축하여 근본적인 인식 전환을 요구하면서
새로운 문화적 의미 창출을 시도했다.
또한 ‘나도 크면 가난한가요?’ 편에서는 이항 대립적 심층구조를 통해
‘가난은 사회적 문제’라는 관점을 견지하고 빈곤의 해결을 위한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강조했으며, 부와 빈곤의 세습을 개인의 차원이 아닌
사회적이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마지막으로, <그것이 알고 싶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가진 자의
의무’ 편에서는 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해이가 사회통합을 방해하는 데 문제가 되고 있다는 관점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통해 서구 자본주의
사회와 우리 사회를 다각적으로 비교하고, 사회적 해법을 제시하고자 했다.
일반적으로, PD 저널리즘 프로그램은 진실을 보는
창으로서의 역할과 주관적 견해의 과잉이라는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찬사와 비난을 뛰어넘어, 보다 차분하게 PD 저널리즘
프로그램의 서사구조와 사회적 의미를 분석하는 노력은 부족했다. 이 글을 통해, 지금까지 PD 저널리즘을 놓고 벌어졌던 소모적 찬반 공방을
지양하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PD 저널리즘의 사회적 공과를 진지하게 논의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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